“내란 부역-공직 중립성 위기”…국회 법사위, 이완규·조원철 법제처장 정면 충돌
정치권의 거센 충돌이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폭발했다. 법제처 국정감사에 현직과 전직 법제처장이 나란히 출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이완규 전 법제처장과 조원철 현 법제처장을 두고 거센 장외전까지 벌였다. 양측은 비상계엄 사태 연루 의혹, 대장동 변호인 이해충돌 논란 등 첨예한 이슈에서 상대 진영을 정면 비판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정부 하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사태에 협력한 정황과 ‘안가회동’을 도마에 올렸다. 김용민 법사위 민주당 간사는 "이완규 증인은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을 실패한 그 다음 날 안가 회동을 했고 여기 와서 계속 거짓말을 했다"며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지금 조사받고 있다"고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서영교 의원 역시 비상계엄 선포 이튿날 안전가옥에서 진행된 회동을 언급하며 "여러 명이 모여 다음 작업을 논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완규 증인은 내란을 마침내 저지른 윤석열을 비호했던 '윤석열 변호인'이었다"며, 법제처를 ‘내란 부역 기관’으로 규정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이완규 전 처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그는 김용민 의원의 사과 요구에도 "저는 잘못한 게 없다"고 반박하며 침묵을 이어갔다.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증인 선서까지 거부했고, 관련 질문에는 15차례 연속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이 과정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의 연수원·대학 동기 의혹, 윤석열 내란 혐의 변호인 역할 관련 질의가 집중됐으나 추가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반격에 나선 국민의힘은 조원철 법제처장을 겨냥했다. 송석준 의원은 조 처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대장동 사건 변호인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직전에 이 대통령 재판을 맡았던 분이 법제처장 자리에 와 있다면 이해충돌 소지가 크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신동욱 의원은 조 처장이 ‘이 대통령이 받는 12개 혐의 모두 무죄’라는 취지로 답한 점을 두고 "공직 중립성 위반이자 정치 관여"라고 질타했다. 주진우 의원 역시 "(이 대통령) 재판 결과 전인데 법제처장이 미리 판단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은 조 처장을 "홍위병 역할"에 비유하며, 법기술의 왜곡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원철 처장은 “대통령의 인사가 보은 인사라든가 변호인에 대한 보답이라는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신뢰하는 사람과 일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인사”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보은 인사가 맞다면 대장동 변호인 모두가 공직에 있어야 할 것”이라며, 소수 등용을 부각시키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법사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국정감사 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 처장에게 “법 왜곡 처장”, “범죄처장”이라고 규정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이완규 전 처장과 조원철 현 처장을 둘러싼 내란 부역·이해충돌 의혹을 두고 여야가 거센 공방을 벌였다. 정치권은 내란 사태와 대장동 사건, 그리고 현 정부 인사 문제까지 맞물리며 책임 공방을 계속할 전망이다. 국회는 법제처장 인선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다음 정기 회기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