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실무 채용 실험”…팔란티어, 대학 대신 능력 중심 펠로십 선발
인공지능(AI) 기반 방위·첩보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가 최근 대학 진학 대신 실무 경험을 쌓도록 한 ‘능력주의 펠로십’ 프로그램을 신설하며 교육·채용 패러다임 변화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내 청년 인재 생태계에 새로운 움직임이 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11월 2일(현지시간) ‘고졸 펠로십’ 1기생 22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500명이 넘는 지원자 중 뽑힌 인원으로, 인턴과 정규직 중간 단계에서 실무 교육과 멘토링을 제공받고 월 수백만 원의 급여를 받아 주요 대학 못지않은 경쟁률을 보였다.

팔란티어 펠로십 프로그램 지원자 중에는 아이비리그인 브라운대 합격생도 있었다. 마테오 자니니는 미 국방부 장학금 대상자임에도 대학의 입학 연기 불허로 팔란티어를 선택했다. 그는 “펠로십 제안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펠로십은 앨릭스 카프 팔란티어 CEO의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카프 CEO는 “대학은 더 이상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실제로 팔란티어는 모집 공고에서 “대학은 고장났다. 입학 허가는 결함 있는 기준에 근거한다”며, 고졸 인재를 바로 교육·실습에 투입하는 경로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채용된 인재들은 4주간 서양 문명, 미국 역사 등 다방면의 세미나를 이수하고, 엔지니어들과 전국 병원·보험사·관공서 등 현장을 돌며 실무를 익혔다. 임원진은 “3~4주 만에 누가 현장 적응력이 뛰어난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참여자들은 오는 11월까지 4개월간 근무 뒤 성과에 따라 정규직 전환 기회를 얻게 된다.
시장에서는 팔란티어의 실험적 채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IT·AI 업계 내 능력 기반의 인재 선발 및 육성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장 중심 채용이 고등 교육 다음 경로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대학 진학 일변도의 전통이 점차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주요 대학 입학률·교육 효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채용 실험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벤처·소프트웨어 산업의 인력 수급에도 중장기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향후 AI·IT 업계 인재 공급과 교육 제도 개편 논의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