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메이저 첫 우승”…스펀, US오픈 제패→세계랭킹 8위 도약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오크몬트의 18번 홀, 스펀은 마지막 퍼트를 마치며 조용히 하늘을 올려다봤다. 기다림의 시간이 끝났을 때, 그의 이름은 당당하게 US오픈 챔피언 리스트에 올랐다. 골퍼의 오랜 꿈과 변함없는 도전이 마침내 하나로 닿는 순간이었다.
제125회 US오픈에서 스펀(미국)이 극적인 역전승으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진 이번 대회에서, 그는 최종 합계 1언더파 279타를 기록하며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를 2타 차로 제쳤다. 최종 라운드 후반 홀에서 흔들림 없는 경기운영으로 연달아 파 세이브에 성공하는 저력을 뽐냈다.

이번 첫 메이저 트로피로 스펀은 세계랭킹에서도 새 역사를 썼다. 16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무려 17계단이나 뛰어오른 8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세계 상위 10위 반열에 진입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꿈꾸던 무대에서 우승을 이루게 돼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이 순간을 토대로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 싶다”고 감격을 전했다.
순위표 상위권에는 치열한 변화가 이어졌다. 러셀 헨리(미국)는 공동 10위로 마감하며 세계랭킹 6위로 한 단계 상승했고,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는 7위를 지켰다. 반면 스웨덴의 루드비그 오베리는 컷 탈락의 아쉬움 속에 10위까지 하락했다. 절대 강자 구도인 스코티 셰플러(1위), 로리 매킬로이(2위), 잰더 쇼플리(3위), 콜린 모리카와(4위), 저스틴 토머스(5위)는 여전히 굳건했다.
아시아 선수 중에서는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가 11위에 오르며 저력을 보였다. 한국의 임성재는 25위로 두 계단 하락했지만 여전히 아시아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자리를 지켰다. 안병훈(49위), 김주형(52위), 김시우(61위)도 상위권 진입을 향한 꾸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숀 노리스(남아공)는 93위로 19계단 수직 상승을 이뤄냈다.
스펀의 첫 메이저 정복 소식은 오크몬트의 황혼 속에서 선수와 팬 모두에게 긴 여운을 남겼다. 투지의 외침과 조용한 미소, 한 명의 선수가 올린 발자국이 세계 무대에 깊은 인상을 새겼다. 스펀은 이번 우승 기세를 몰아 7월 오픈 챔피언십에서 다시 한 번 새로운 역사를 꿈꾼다. 동시에 한국과 아시아 선수들도 남은 미국 및 아시아 투어에서 각자의 서사를 이루기 위한 질주를 계속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