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항공우주 3강, 위성사업 통합”…에어버스·탈레스·레오나르도, 글로벌 경쟁력 재편 전망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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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3일, 프랑스 툴루즈에서 유럽 항공우주 3대 기업인 에어버스(Airbus), 탈레스(Thales), 레오나르도(Leonardo)가 위성 제조 및 서비스 사업 통합을 공식 발표했다. 글로벌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에서 스페이스X(USA)의 스타링크 약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통합법인 출범 움직임은 유럽 위성산업의 경쟁력 재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에어버스(프랑스·독일·스페인 합작), 탈레스(프랑스), 레오나르도(이탈리아)는 이번 합의를 통해 2027년부터 프랑스 툴루즈에 본사를 둔 공동 법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통합법인의 연 매출은 65억 유로(약 10조8천억원), 임직원은 2만5천명에 이를 전망이며, 에어버스가 35%, 탈레스와 레오나르도가 각각 32.5%의 지분을 보유한다. 이번 조치는 2001년 미사일 합작사 MBDA 출범 이후 유럽 항공우주 산업에서 가장 대규모 재편 사례로 평가된다.

유럽 3대 항공우주기업, 위성사업 통합…매출 10조8천억원 규모 법인 출범 추진
유럽 3대 항공우주기업, 위성사업 통합…매출 10조8천억원 규모 법인 출범 추진

통합 배경에는 미국(USA) 민간기업의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 장악이 있다. 에어버스 등 3사는 정지궤도 대형 위성에 집중해 왔으나, 최근 스타링크 등 민간 기업의 저궤도 네트워크 경쟁이 격화되자, 유럽 주권 강화를 요구하는 각국 정부와 업계 요청에 따라 합병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유럽의 전략적 주권을 확고히 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아돌포 우르소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도 “글로벌 시장 선도에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번 발표는 유럽내 산업 생태계 뿐만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위성기업 간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국 BBC, 프랑스 AFP, 독일 DW 등의 주요 외신 역시 “유럽 우주 패러다임 전환” “독점 심사 통과 여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스타링크에 맞서 유럽식 위성 네트워크 구축이 본격화됐다”고 강조했다.

 

향후 통합법인 출범에는 유럽연합(EU)과 각국 관련 당국의 반독점 심사 등 허들이 남아 있다. 투자자들과 업계는 규제 당국 심사와 더불어, 추가 합병, 경쟁사 움직임 등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항공우주-위성산업의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우주 시장 내 유럽 기업의 위상 변화가 예고된다고 분석했다.

 

유럽 항공우주 3강 연합의 공식 출범이 글로벌 위성산업 내 경쟁지형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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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탈레스#레오나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