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판뮤직 인천 어시장 무대”…이기찬·간미연, 세기말 감성에 만선의 눈물→무대 뒤 숨은 사연 궁금증

비 내린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오래된 골목과 상인의 발걸음 사이로 이기찬과 간미연이 걸어 들어왔다. KBS 2TV ‘방판뮤직 : 어디든 가요’는 이날, 세기말의 향수를 품은 특별한 음악 여행으로 어시장을 오래된 노래의 색으로 물들였다. 황민호의 장구 퍼포먼스와 이찬원의 ‘맨발의 청춘’이 축제의 문을 열자, 잔잔하던 공기는 순식간에 흥분과 설렘으로 가득 찼다. 트로트의 진수를 보여준 이찬원의 한마디가 여운을 남기는가 하면, 웬디의 속삭임은 행복한 울림을 전했다.

무대 위를 완성한 건 각 뮤지션의 색과 감정이었다. 대니 구가 더한 바이올린의 음색, 한해와 어우러진 ‘옛사랑’의 뭉클함, 그리고 웬디의 ‘Never Ending Story’는 시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관객의 추억 속으로 안내했다. 황민호의 솔직한 고백은 잔치의 분위기를 더더욱 뜨겁게 달궜고, 약돌 돼지 세트와 함께한 ‘아모르 파티’의 피날레는 모두의 박수와 웃음으로 마무리됐다.

특별 무대로 어시장을 찾은 이기찬과 간미연이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한해가 선보인 ‘미인’에 진심 어린 칭찬을 아끼지 않은 이기찬의 고백은 동료에 대한 따뜻한 연대를 전했다. 시장 통로 한복판에서 시작된 이찬원과 한해의 ‘너만을 느끼며’는 레트로 감성의 정수를 보여줬고, 구경 나온 상인들과 여행객들은 과거로 떠나는 듯한 독특한 설렘을 느꼈다.

간미연의 ‘파파라치’, 이기찬의 ‘또 한번 사랑은 가고’가 이어지며 감정의 소용돌이가 시장을 가로질렀다. 한해의 랩은 강한 에너지로 몰입을 더했고, 웬디의 ‘체념’은 폭발적인 목소리로 한밤을 뜨겁게 물들였다. 공연이 길어질수록, 시장의 구석구석엔 추억을 더듬는 사람들의 미소와 눈물이 번졌다. 나훈아, 노사연, 이문세, 빅마마의 명곡까지 이어진 무대들은 어촌의 밤공기를 세련된 감성으로 채웠고, 때로는 조용한 감동에 관객들이 눈물을 감추기도 했다.

방문객과 상인 모두에게 오래도록 남을 음악 여행. 한 시절의 추억이 살아 숨 쉬는 듯한 무대, 그리고 끝내 잔잔한 여운을 남긴 출연진의 진심이 빛났다. 진한 감동을 전한 ‘방판뮤직 : 어디든 가요’는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