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외증권투자 1조달러 첫 돌파”…순대외금융자산 감소세 전환→금융안정성 우려 커지나
이른 아침, 전 세계 금융의 물결이 조용히 그 방향을 바꿨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이 2조5,168억달러라는 역사상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해외 증권 투자 잔액이 1조달러를 넘어선 대목에서 찾을 수 있다. 잔잔한 금융의 호수 위로, 한국의 해외투자가 기록적인 성장을 이루며 국제금융의 지형도를 다시 그려냈다.
수면 아래 변화도 이어졌다.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1조118억달러로 치솟았고, 이차전지와 같은 신산업 분야 직접투자도 7,784억달러까지 확대됐다. 지분증권, 부채성증권 모두 고르게 늘며 한국 자본은 더 먼 바다를 향했다. 반면, 대외금융부채 역시 전 분기 대비 222억달러의 큰 폭으로 증가하며 1조4,328억달러에 도달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8,650억달러로, 국내 주가 반등과 더불어 적극적인 관심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그러나 화려한 수치의 이면에 잠재된 긴장도 엿보인다. 대외금융부채의 증가율이 대외자산보다 앞서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은 다섯 분기 만에 1조840억달러로 소폭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 증시의 조정, 그리고 금리 인하 기대와 안전자산 선호가 해외 채권 투자 확대로 반영되었으나, 자본 유입이 더 빨랐던 국내 시장의 활기와 맞물려 부채 증가가 부각된 것이다.
조용한 변화 속에, 박성곤 한국은행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증권 매수는 확대된 반면 평가액은 미국 증시 조정의 그림자에 눌렸다”고 진단했다.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 등 요인으로 준비자산에도 일시적 감액이 나타났지만, 그는 “대외 지급 능력과 외채 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하다”며 불안의 싹을 잘랐다. 동시에 기획재정부는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커버리지비율(LCR)이 152.9%를 기록, 국제 규제 기준 80%를 멀찌감치 앞섰음을 환기했다.
국제사회는 여전히 흔들리는 미국 증시와 변동성 높은 금리, 그리고 그 여파로 파동치는 신흥국 금융시장의 진폭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의 대외 투자가 새로운 길을 내더라도, 그 바탕에는 섬세한 금융안정의 균형이 요구된다. 앞으로의 금융자산과 부채의 향방은 미국 경제지표, 글로벌 금리 기조, 그리고 외부 변수들에 따라 또 한 번 운명을 가를 것이다. 투자자에게는 연못 속 작은 파동 하나마저 경계해야 할 시간, 긴장의 끈을 팽팽하게 당기고 있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