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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 핵시설 정밀 타격”…트럼프 결단에 중동 불길 번지나→이스라엘 경계 강화, 보복 위험 성장
국제

“미국, 이란 핵시설 정밀 타격”…트럼프 결단에 중동 불길 번지나→이스라엘 경계 강화, 보복 위험 성장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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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의 열기보다 진한 긴장감이 중동의 하늘을 감싸고 있다. 미국 동부시각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거운 결단 끝에 이란의 핵심 시설 3곳을 정밀 타격했다는 사실을 공표하며, 그 순간부터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은 역사의 무대 중심에 오르게 됐다. 세계는 숨을 죽였고, 발걸음을 멈추고 이 급격한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우 성공적인 작전”임을 알리며,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와 벙커버스터, 토마호크 미사일이 투입된 비상을 자랑스럽게 내비쳤다. 이란의 고요하던 핵시설들은 순식간에 격렬한 폭발의 소용돌이로 변했으나, 대통령은 “이제 평화의 시간”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메시지는 바람이 멎기를 바라며 뿌리는 씨앗처럼, 중동 전역에는 오히려 맹렬한 불안을 남겼다.

미국 B-2 폭격기[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B-2 폭격기[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스라엘은 즉시 방어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고, 라말라와 텔아비브 거리마다 묵직한 긴장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이라크와 걸프만 아랍국가들 역시 군사적 대비를 강화하는 등, 지역의 매 순간이 위태로운 줄타기로 바뀌었다. 미국 대사관과 미군 주둔 기지 주변에는 중무장 보안군이 배치돼 오후의 빛조차 무겁게 가라앉았다.

 

이번 군사행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건 ‘2주 협상 시한’ 발언의 막바지에서 터져 나왔다. 사실상 예고와 달리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이번 공습에, 현지 언론과 외신들은 “연막작전”이었다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이미 준비돼있던 작전이 이란의 방심을 틈탄 것 아니냐는 뒷이야기도 조용히 번져간다.

 

이란 또한 즉각적으로 충격과 분노, 그리고 결연함으로 응답했다. 국영 TV와 현지 언론을 통해 “미국인과 그 군대는 합법적 공격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포르도 핵시설의 일부 피해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정부는 이미 대피조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전하며 미국의 타격에 보복의 그림자를 예고했다. 핵무기 개발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미국 내 불안감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선택을 이끌었음은 명백하다.

 

이 충격은 국경 너머로, 그리고 시간의 대기 속으로 길게 파문을 일으킨다. 만약 이란이 미군 기지나 동맹국을 정면 겨냥한다면, 미국이 재보복에 나설 것은 불문가지이다. 더욱이 예멘의 후티 반군과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 세력이 움직인다면, 이 비극은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미지의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군 파견은 고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전장의 주사위는 이미 던져진 셈이다.

 

이란의 핵심시설이 실제로 무력화됐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오늘, 전문가들은 “기술과 인력이 살아있는 한 이란 핵문제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 우려한다. 오히려 이번 사태가 이란 내부 결속과 핵개발 의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마저 제기된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이 새로운 거친 파고를 맞이했다는 신호탄이다. 그가 구상했던 우크라이나전과 가자전 중심의 질서,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까지, 모두 중동의 육중한 현실 앞에서 잠시 멈춤표를 찍게 된다. 중동의 운명은 이란의 선택에 달려 있고, 세계는 다시 한 번 불확실성의 미로 앞에 섰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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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이란#이스라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