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899.03…중동 불안 속 방산·SK하이닉스 상승, 투자심리 요동"
한여름의 공기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시장을 감쌌다. 16일 오전, 코스피는 2,899.03까지 소폭 오르며,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제한적인 상승을 이어갔다. 중동 지역에서 불거진 지정학적 위험이 투자자의 뇌리에 깊숙이 새겨진 가운데, 개인과 기관의 온기는 시장을 지지하는 한결같은 바람으로 느껴졌다.
전일 대비 4.41포인트, 0.15% 오른 수치다. 이른 시각 2,903.50에 문을 연 코스피는 출렁임을 잠시 거친 뒤, 자리를 잡아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역시 전일보다 1.6원 하락한 1,368.0원으로 출발하며 변동의 리듬을 맞췄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631억 원, 기관이 85억 원을 사들이며 멈추지 않는 매수의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외국인은 682억 원을 매도하며 관망의 자세를 취했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527억 원 매도 우위였으나, 투자 심리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월드마켓은 깊은 밤에 심상치 않은 소식을 안겼다. 13일, 뉴욕증시는 이란이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에 1% 넘게 하락했다. 엔비디아 2.1%, 브로드컴 2.9%, 그리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2.6%의 낙폭은 글로벌 긴장의 실체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국제 유가의 상승세도 매섭다.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 상승하며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세계 금융의 맥박을 뒤흔든 것이다. 그러나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 하락폭이 미리 반영됐기에,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었다.
지난 13일 코스피는 이스라엘-이란 공습 여파로 0.87% 떨어져 8거래일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이 날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에서, 중동 사태에 대한 중재안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매수 심리를 지탱하는 숨결이 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G7 정상회담에서 중동 사태가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라며, 인플레이션을 꺼리지 못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 협상 복귀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언급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긴장이 짧은 시간 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내에서는 움직임이 뚜렷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86%, 두산에너빌리티 4.40%등 방위산업주와 SK하이닉스(000660) 2.02%, NAVER 2.00%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삼성전자(005930) –1.37%, 삼성바이오로직스 –0.49%, LG에너지솔루션 –1.69%, 현대차 –0.75%, 기아 –1.34% 등 주요 대형주들은 약세였다.
업종별로는 건설 2.45%, 운송장비 0.64%, 통신 0.61%가 오르고, 의료정밀 –0.94%, 화학 –0.11%는 내림세였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1.68포인트(0.22%) 내린 767.18을 나타내며 움츠러든 분위기다. 개인은 446억 원을 팔았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0억 원, 333억 원 순매수 중이다. 에코프로비엠 –2.07%, 에코프로 –2.22%, 레인보우로보틱스 –1.26%, HLB –3.61% 등이 하락했고, 알테오젠 4.15%, 파마리서치 3.81%, 휴젤 2.67%, 리가켐바이오 1.74%는 상승했다.
국제 유가와 지정학적 긴장, 그리고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회의의 결론이, 이번 주 투자자들의 운명을 매만질 운명의 실타래가 될 전망이다. 시장은 누구도 예단할 수 없지만, 움직이는 변수에 귀 기울이며 다음 행보를 위해 조심스럽게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다. 앞으로 G7 회담 결과와 더해질 경제 지표 발표, 그리고 중동 리스크의 완화 여부가 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 역시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