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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절차 집중 추궁”…특검, 윤석열 측근 이원모 전 비서관 첫 소환 조사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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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피의자 소환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실 인사 라인이 특검 수사와 정면 충돌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절차와 대통령실 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특별검사팀은 1일 서초구 사무실에서 이 전 비서관을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이 전 비서관의 출석은 이날 오전 9시 47분 이뤄졌다. 그는 조사실 진입 전 “조사실에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짧게 전했으며, 이종섭 전 장관 임명에 대통령 윤석열의 지시가 있었는지, 공수처 수사 상황을 알았는지 등 주요 의혹에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특검팀은 윤석열 대통령 집권 초기 인사비서관을 지낸 이 전 비서관이 이 전 장관 인선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역할과 배경, 인사 검증 과정을 놓고 엄중 추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3월 4일 호주대사로 임명된 뒤 나흘 만에 출국금지 조치가 풀려 호주로 출국했으며, 이 과정에서 인사비서관실과 외교부 간 논의 정황이 드러난 점도 수사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특검팀은 지난 8월 이 전 비서관의 차량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등 인사 검증 라인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추적해왔다. 공식 설명에 따르면 임명 배경과 절차 적정성, 그리고 윤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으로 제기됐다.  

 

이원모 전 비서관은 검찰 재직 당시 ‘친윤’ 검사로 꼽힌 인물이며,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 법률지원팀 출신이다. 배우자 역시 친대통령 그룹과의 유착설이 불거진 자생한방병원 설립자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 이사장의 차녀로, 병원 관련 관계사 자금 횡령 등의 의혹으로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수사 선상에 오른 상태다.  

 

한편, 같은 날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도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9번째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사령관은 채상병 사망사건 당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수사 및 관련 보고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직권남용과 모해위증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김 전 사령관은 반복되는 취재진 질의에도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석열 대통령실 인사 시스템의 적정성과 특검 수사의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이번 이원모 전 비서관 조사 결과에 따라 이종섭 전 장관 임명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검팀은 관련자 추가 소환 및 참고인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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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모#이종섭#특별검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