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35도의 창원”…더위 속 늘어나는 실내 일상
요즘 한낮 창원 거리를 지나는 사람이 부쩍 줄었다. 예전엔 휴가철 외출이 익숙했지만, 이제는 실내 피서가 창원시민들의 새로운 일상이 됐다.
19일 화요일 창원은 날씨마저 흐리거나 구름이 자욱한 가운데 무더위가 가시지 않았다. 폭염경고가 내려진 이날, 기상청은 낮 최고 34도, 체감온도는 35도에 근접할 것이라 예보했다. 바람이 약하게 부는 데다, 낮 시간대에도 55~65%로 습도가 쉽게 내려가지 않았다. 오전 9시부터 정오, 오후 내내 30도를 훌쩍 넘는 더위가 이어지자, 시민들은 "이제는 한낮에 집밖을 나가는 게 아찔하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도심 주요 공원과 야외 카페 대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영화관 등 실내 공간을 찾는 흐름이 뚜렷하다. 식당 예약 시간대도 해 질 무렵으로 몰리고, SNS에는 "#집콕챌린지", "#실내피서" 태그가 하루 평균 2,000건 이상 오르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과 보건당국 모두 창원과 경남권에 폭염경보·경고 발효가 잦아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날마다 반복되는 30도 안팎의 열기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현상'이 아니라 여름 도시의 일상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이은주 기상청 예보관은 “습도와 바람, 체감온도를 고려하면 실외 활동을 줄이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생각보다 몸이 더 빠르게 지칠 수 있으니, 무리하지 말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폭염 땐 마트 피서가 최고”, “시원한 곳 찾다가 결국 집에만 있게 된다.” “에어컨 없인 버티기 힘들다”는 체험담이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집 꾸미기와 홈트레이닝, 실내 취미생활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온도와 습도가 초래하는 도시의 무기력은 잠시지만, 창원 시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더위를 견뎌낸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