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미국 정보전 ‘엇갈린 그림자’”…이란 공습에 사망자 확산→국제 우려 증폭
중동의 불길 위에서, 이스라엘과 미국 정보당국의 극명한 입장 차가 금이 간 유리창처럼 빛난다. 공습이 쏟아진 이란의 도시마다 폐허와 슬픔이 번지고, 6일 만에 사망자 수는 585명, 부상자는 1326명에 이르렀다. 번갈아 불어오는 전운과 냉흑한 정보전의 기류가 중동을 넘어 국제사회의 긴장과 우려를 부채질한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의 문턱을 넘었다는 절박함 속에, ‘일어서는 사자’ 작전으로 공습의 칼날을 뽑아 들었다. 정보 당국이 포착한 고폭 실험은, 농도 짙어진 우라늄과 맞물려 핵무기 제조가 머지않았다는 신호로 간주됐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폭스뉴스를 통해 “절대적으로 명확하다”며, “몇 달 내 시험용과 초기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고, 1년 내 달성 가능하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이 이미 9개 핵폭탄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우라늄을 축적했다는 그의 말에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하지만 미묘한 단층선이 균열을 넓힌다. 미국 국가정보국의 개버드 국장은 상원 정보위원회 증언에서 이란이 2003년 중단한 핵무기 프로그램 재가동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농축우라늄 비축량이 비핵국가 중 유례없는 수준이지만, 프로그램 재승인 정황은 없다”며, 미국 정보기관의 신중한 경계심을 표했다.
정치적 수사와 정보기관의 인식 차이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개발이 곧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 정보기관의 공식 입장과는 다소 다른 견해를 보였다. 이러한 발언은 1기 집권 내내 이어진 정보기관과의 갈등을 상기시키며, 극우 진영과 언론의 논란도 부채질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거센 공습에서 비롯된 이란 내 사망자는 6일 만에 585명으로 치솟았다. 이란 인권단체 HRA는 군민을 가리지 않는 피해 규모를 분명히 했고, 239명의 시민과 126명의 보안요원이 목숨을 잃은 비극적 수치를 공표했다. 이란 당국은 공식 수치를 자주 밝히지 않으나, 피해 규모 축소 의혹과 함께 당시의 참상은 가려지지 않는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팽팽히 흐르는 적대의 강을 두고, 정보기관의 판단차와 군사행동의 후폭풍이 뒤섞인 채 국제사회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조는 긴장 한가운데서 향후 진로를 가늠하기 어렵고, 이란 내 커져만 가는 민간인 피해는 중동의 비극을 더욱 짙게 드리운다. 각국의 엇갈린 첩보와 대응, 고통받는 시민들의 눈물이 그 뒤안길을 길게 물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