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사실 나도 알고 싶다”…명태균, 특검 피의자 출석에 윤 대통령 부부 관여 수사 본격화
공천 개입 의혹을 둘러싼 수사가 정치권의 새로운 격랑을 예고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추적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정치브로커 명태균을 핵심 피의자로 소환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까지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특검팀의 압수수색과 연이은 피의자 소환으로 정국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명태균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특검팀 사무실에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그는 이날과 다음 달 1일 이틀 동안 대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출석에 앞서 명씨는 "오늘과 내일 특검에서 진실과 사실이 뭔지 나도 확인해보고 알고 싶다"고 밝혀, 조사 결과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명씨는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81차례 불법 여론조사를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해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대가성으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밀어줬다는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실제로 명씨와 윤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 사이엔 여러 차례 연락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보궐선거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상현이(윤상현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공천개입 의혹은 지난해 4·10 총선에서도 다시 불거졌다. 명씨는 김건희 여사가 경남 창원 의창에 김상민 전 검사를 출마시키고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밝히며, 김 여사로부터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최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 당시 당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주거지와 사무실, 김영선 전 의원과 김상민 전 검사의 공간까지 압수수색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팀에 소환돼 "윤 전 대통령, 김영선 전 의원과 공천 관련 통화를 실제로 했다"며 "잘 논의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통화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이후 구체적 실행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정치권에서는 특검팀이 이틀간 명씨를 집중 조사한 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사로 칼끝을 좁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천개입 의혹을 둘러싼 특검 행보에 여야 모두 예의주시하며, 향후 정가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특검팀은 명태균 조사 등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실체 규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여야 간 격돌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추가 소환 및 압수수색 결과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