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건네고 공천 청탁”…김상민 전 검사, 구속 후 김건희 특검 첫 조사
김상민 전 부장검사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공천 청탁 논란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전담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전 검사가 고가의 그림을 김 여사 측에 전달하고 총선 공천을 청탁한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23일 오전 10시 소환 조사를 예고했다. 이번 소환은 김 전 검사가 18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후 처음 이뤄진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김 전 검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전 검사는 2023년 4·10 총선을 앞두고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1억4천만원에 구매해 김건희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에게 전달한 뒤, 총선 공천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김 전 검사가 김 여사 취향을 고려해 해당 그림을 선물로 준비했다고 본다. 실제로 김진우 씨는 그림을 받은 직후 이를 촬영해 김 여사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여사 측은 “오빠가 그림을 자랑하려고 여러 사람에게 보낸 사진일 뿐”이라며 “그림이 위작처럼 보여 특별히 반응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전 검사 또한 “김씨 부탁으로 그림 중간 역할만 했으며 대가성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그림 전달과 공천 청탁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김 전 검사 구속 다음날인 19일 김진우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수수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김상민 전 검사는 지난해 9월 현직 부장검사로 있으면서 창원 지역에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문자를 보내며 총선 출마를 공식화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을 도왔던 명태균 씨는 “김건희 여사가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선거 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맡겨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검사는 공천 심사에서 탈락한 뒤 넉 달 만에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됐고, 특검은 이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의 영향력 행사 여부도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김 전 검사는 박 모 씨로부터 선거 차량 대여비를 대납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고 있다. 박 씨는 ‘존버킴’, ‘코인왕’ 등으로 불리며 2021년 2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가상화폐 사기 등으로 809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정치권은 김건희 특검 소환 조사를 두고 여야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와 김 여사 측의 진술 불일치 및 그림 대가성 여부를 다각도로 추적하고 있으며, 김 여사나 그 측근에 대한 소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에 따라 특별검사팀의 추가 수사 결과와 향후 신병 처리, 공천 청탁 의혹에 대한 정치적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검은 관련 인물 소환 조사를 이어가며 김건희 여사의 영향력 행사 여부에 대한 실체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