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요안나 유서의 떨림”…유족, 괴롭힘 소송 재개→법정에서 밝힐 아픔의 무게
차가운 대기 속에 스며든 적막함, 오요안나의 이름이 다시 한번 사회에 울림을 주고 있다. 유서를 꼭 쥔 유족의 떨리는 손끝엔 슬픔과 분노가 교차하며, 갑작스럽게 시작된 이 긴 싸움 앞에서 가족들은 망설임과 단호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짧은 메시지마다 억눌린 감정들이 깃든 가운데, 기자회견장을 비추는 불빛은 현실의 냉랭함과 무게를 적나라하게 비춰냈다. 오요안나의 생애는 유서 한 장과 진실을 향한 가족의 절박한 외침만을 남긴 채, 이제 법정에서 다시 이어진다.
오요안나는 2021년 공채 기상캐스터로 방송에 첫발을 내딛어 시청자들과 특별한 아침을 공유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2023년 9월, 갑작스러운 이별 소식은 방송가를 넘어 사회 전반에 뼈아픈 충격을 안겼다. 올해 초 유족이 밝힌 그의 유서는 원고지 17장 분량의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빼곡히 담고 있었고, 사적인 메시지들에는 깊은 자책과 절망이 스며들어 있었다. 유족들은 오요안나가 생전 나눴던 통화 내용, 문자, 카카오톡 등의 기록을 근거로 3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에 배당돼, 오는 7월 22일 1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다. 앞서 예정됐던 판결은 피고의 변호인 선임과 서류 제출로 무변론 판결이 취소되면서, 다시 한번 변론의 장이 펼쳐지게 됐다. 원고 측의 목소리는 재판정에서 더 큰 울림을 예고하며 진실 공방의 시작임을 알렸다.
무변론 판결은 피고가 기한 내 답변서를 내지 않을 때 원고 청구를 사실상 인정하는 제도지만, 이번에는 피고 측 변화로 다시 심리가 재개된다. 이에 따라, 오요안나의 죽음에 얽힌 진실과 가족의 호소가 또 한 번 법정으로 모인다.
사회적 관심 역시 커졌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오요안나에게 괴롭힘 양상이 있었다고 밝혔으나, 기상캐스터의 자율 근무 및 불분명한 근로자 신분을 들어 ‘직장 내 괴롭힘’ 규정 적용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 결과를 두고 프리랜서와 비정형 근무형태 종사자들의 노동환경 개선 필요성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방송사 내부 변화도 뒤따랐다. 오요안나와 동료였던 A씨와의 계약 해지 소식이 전해졌고, 공식 사과와 조직문화 개선 의지가 강조됐다. 회사는 뉴스데스크를 통해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쇄신 의지를 피력한 상황이다.
짧기만 했던 오요안나의 생애, 그가 남긴 유서는 평범한 하루조차 버티기 힘들었던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7월 22일로 예정된 재판에 이목이 쏠리고 있으며, 그 가족과 사회는 아직 아물지 못한 상처를 안고 또 한 번 진실과 싸워야 한다. 공방 끝에 밝혀질 이야기 위로 온기가 닿을 수 있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재판정 밖에도 길게 드리워지고 있다.
오는 7월 22일 변론기일이 예정된 가운데, 오요안나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가족과 동료, 사회의 시선이 법정과 그 이후의 변화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