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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0선 무너진 코스피”…중동 긴장에 외국인·기관 매도, 방산·정유주는 반사이익
경제

“2,900선 무너진 코스피”…중동 긴장에 외국인·기관 매도, 방산·정유주는 반사이익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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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출렁임처럼, 코스피가 2,900선에서 무거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13일 오전 장, 오래 이어온 상승의 열기는 급격히 식었다. 중동지역의 긴장 고조가 시장에 드리운 그늘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오전 11시 4분 기준 2,900.71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19.32포인트, 0.66% 내렸다. 장 초반만 해도 2,930선을 넘어서며 강세를 시도했지만,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소식이 전해지자 분위기는 급전환됐다. 한동안 2,870선까지도 밀려, 하락폭은 1%대까지 확장됐다.

코스피 2,900선 약세…중동 긴장에 외국인·기관 매도 확대
코스피 2,900선 약세…중동 긴장에 외국인·기관 매도 확대

현장에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뚜렷했다. 외국인은 212억 원, 기관은 4,492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 투자자가 4,718억 원을 사들이며 하락 압력을 힘겹게 받쳐냈다.

 

지난 일주일간 8.24%의 가파른 오름세로 투자자 기대가 부풀었던 코스피는, 중동의 긴장 격화에 조정의 파고를 맞이했다. 국제유가가 8% 가까이 올라 정유주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시장의 기류는 경계와 서늘함이 감돌았다. 미국 S&P500 지수와 나스닥100 선물 역시 각각 1.6%, 1.5%씩 하락하며, 글로벌 투자심리의 위축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원화 가치 역시 흔들렸다. 원·달러 환율은 1,364.35로 5.65원 뛰어올랐다. 달러 선호가 높아진 탓이다.

 

거대주에서도 하락세는 뚜렷했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등 시총 상위 종목이 각각 1.60%, 3.12%, 1.14% 떨어지며 코스피 하락에 기여했다. 다만, 방위산업 및 정유주는 이번 위기 속에서 반사이익을 누렸다. 풍산은 18.72%, LIG넥스원은 9.35%, 한국항공우주는 4.86% 올랐다. 정유 대장주 한국석유(29.92%), 대성에너지(16.95%), 극동유화(13.01%) 등은 강세를 연출했다.

 

업종별 흐름에도 변화가 선명했다. 금속(0.72%), 통신(0.35%)을 제외하고, 섬유의류(-2.38%), 오락문화(-2.01%), 의료정밀기기(-1.95%) 등 거의 전 업종이 약세였다. 시장은 냉정하게 조정의 시간을 맞이했다.

 

코스닥 역시 차가운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792.68로 출발했던 코스닥지수는 771.22로 내려앉았다. 웃는 얼굴을 보인 종목은 신성델타테크(11.17%), 젬백스(1.34%), 이오테크닉스(0.61%) 등 소수였다. 제약과 이차전지주는 약세가 두드러졌다. 에이비엘바이오,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등 대표 바이오주가 4~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국제유가 상승, 달러 강세 등 불확실성이 증폭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변동성의 소용돌이 속, 신중하게 자산을 배분하는 모습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다음 주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미국의 금리 전망, 중동 정세 변화에 모여 있다.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여전히 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그 파도 너머의 기회를 읽을 줄 아는 냉철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섣부른 대응보다는 변동성 관리와 시장의 근원적 신호에 천착하는 차분한 투자가 중요하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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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중동#외국인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