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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7, 22, 28, 29, 32”…로또 추첨일 저녁, 잠시 머무는 일상의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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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7, 22, 28, 29, 32”…로또 추첨일 저녁, 잠시 머무는 일상의 기대감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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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추첨일 밤이 가까워지면, 어딘가에서는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는 이들이 늘어난다. “행운이 올지도 몰라”라는 기대와 조금은 무심한 일상 사이, 8월 16일 제1185회 로또 당첨번호가 공개된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6, 17, 22, 28, 29, 32. 그리고 보너스 번호 38. 이번 주 역시 수많은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이 숫자들을 되뇌었을 것이다.

 

주말 저녁, 동행복권 홈페이지와 로또 판매점 앞엔 자연스레 사람들이 모인다. “오늘은 혹시, 내 번호가 맞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난 회차 기록을 넘겨보기도 하고, 가족이나 지인들과 당첨 결과를 확인하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흔하다. 첫 로또를 산 20대 직장인은 “작은 돈이지만, 한 주를 버틸 수 있는 유쾌한 동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제1185회 로또당첨번호
제1185회 로또당첨번호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동행복권에 따르면 해마다 수백만 명이 정기적으로 로또를 구입하며, 당첨번호 조회 서비스의 이용량은 주말 저녁마다 눈에 띄게 증가한다. 응모가 활발한 토요일에는 오프라인 판매점에도 순간적인 대기 행렬이 생긴다. 추첨 시간인 오후 8시 35분을 기준으로 한 주의 설렘이 정점에 이른다.

 

특별한 자문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소소한 기대가 삶의 활력을 주는 요소라고 말한다. 심리학자 김유진은 “일상의 피로와 반복에서 한 걸음 벗어나 잠깐이라도 꿈꿀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며 “당첨을 떠나 작은 행운을 상상하는 시간이 사람들의 정서적 균형을 도와줄 때도 많다”고 느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SNS나 커뮤니티에는 “역시 이번에도 꽝이지만, 다음 주를 기대해본다”, “이 번호로 치킨이라도 사 먹어야겠다” 등 소박한 체념과 웃음이 뒤섞인다. 주변 친구들과 ‘희망 고문’도 나누지만, 대부분은 한 주의 끝자락에서 나만의 소확행으로 이 시간을 받아들인다.

 

그러다 보니 로또의 풍경은 더 이상 대박만을 좇는 맹목이 아니라, 어쩌면 일상을 환기하는 작은 의식이 됐다. 누구나 주인이 될 수 없는 번호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내일을 상상하는 사람’이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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