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몬트리올 마지막 인사”…유지니 부샤드, 벤치치에 석패→고향서 은퇴 여운
스포츠

“몬트리올 마지막 인사”…유지니 부샤드, 벤치치에 석패→고향서 은퇴 여운

이예림 기자
입력

관중석에서 시작된 꿈은 결국 센터 코트의 눈물로 마무리됐다. 유지니 부샤드는 고향인 몬트리올에서 열린 옴니엄 뱅크 내셔널 여자프로테니스 투어 단식 2회전에서 세계 20위 벨린다 벤치치에 1-2(2-6 6-3 4-6)로 패하며 선수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을 놓지 않은 부샤드의 모습에 홈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응답했다.

 

부샤드는 경기 전부터 자신의 은퇴를 직접 밝힌 상황이었다. 센터 코트 한가운데에서 마지막 인사를 건넨 그는 “이곳에서, 여러분들 앞에서 은퇴하게 돼 더욱 특별하다”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시울에는 수십 년 성장의 기억이 스며 있었다.

“몬트리올서 마지막 경기”…부샤드, 옴니엄 뱅크 내셔널 패배로 은퇴 / 연합뉴스
“몬트리올서 마지막 경기”…부샤드, 옴니엄 뱅크 내셔널 패배로 은퇴 / 연합뉴스

1994년 몬트리올 출신인 부샤드는 2014년 윔블던에서 캐나다 여자 선수 최초로 메이저 단식 결승에 올랐고, 같은 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4강 진출 등 캐나다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썼다. 세계 랭킹 5위까지 올랐던 그는 WTA 투어 단식에서 1회 우승을 거뒀으며, 지난 1회전 승리로 투어 통산 300승을 완성했다. 이 기록은 캐나다 테니스가 국제 무대에서 입지를 다지는 상징이 됐다.

 

그러나 2015년 호주오픈 8강 이후 부상과 부침이 이어지면서 추가 도약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부샤드는 “어릴 때 관중석에서 꿈을 키운 코트에서 마지막 경기를 하게 돼 더욱 소중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코트 위에 남긴 눈물과 미소는 팬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순간이었다.

 

현역 은퇴 이후에도 부샤드는 오는 10월 룩셈부르크 레이디스 마스터스와 피클볼 투어 등 특별 대회 참가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 옴니엄 뱅크 내셔널 우승 경쟁은 코코 고프, 이가 시비옹테크 등 신예 강자들이 이어받았다.

 

부샤드의 마지막 경기는 테니스가 한 도시, 한 세대에게 남기는 역사를 조용히 상기시켰다. 진심을 담은 그의 인사에 관중들은 긴 웨이브와 박수로 화답했다. 고요히 남겨진 센터 코트의 조명 아래, 부샤드의 열정은 몬트리올의 밤에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이예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유지니부샤드#옴니엄뱅크내셔널#벨린다벤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