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정부 구조조정에 95만명 실직”…미국, 대규모 감원 사태에 고용시장 경고음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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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1월 4일, 미국(USA) 일자리 감원이 2020년 이후 최대치인 95만명에 달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스타벅스, 아마존, 타깃 등 주요 대기업의 감원과 연방정부 구조조정, 인공지능(AI) 도입 확산이 미국 노동시장에 직접적인 충격파를 주고 있다. 이번 사태는 기술·소매·정부 등 다양한 산업에서 일제히 인력 감축이 진행되며, 노동시장 구조 전반에 위험 신호가 켜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재취업 알선 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9월까지 미국에서 사라진 95만개 일자리는 코로나19 충격 이후 최대치다. 올해 해고자에는 10월 이후 추가 감원 예고분이 포함되지 않았고, 이미 스타벅스가 사무직 900명을, 타깃이 1800명, 아마존이 1만4000명, 파라마운트가 1000명을 감원하거나 감원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 몰슨 쿠어스, 파라마운트 등 대형 제조·미디어 기업도 소비 부진과 합병을 원인으로 집단 해고에 나섰다. 올해 해고 인력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한 30만명이 정부 부문이어서 연방정부 구조조정 효과가 두드러졌다.

미국, 2020년 이후 최대 95만개 감원…대기업 AI 도입·정부 구조조정 영향
미국, 2020년 이후 최대 95만개 감원…대기업 AI 도입·정부 구조조정 영향

미국(USA)은 2023년 초 연방정부 셧다운 상황에서 노동통계국 등 핵심 부처까지 마비되는 등, 노동시장 파악 자체가 어려운 상태에 내몰렸다. 주요 기업들은 AI와 자동화 확대, 조직 효율화, 비용 절감 등을 내세우는 한편,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도입된 관세 부담을 인건비 감축으로 일부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댄 노스 알리안츠 트레이드 아메리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형기업들이 줄줄이 대규모 해고를 단행하고 있어, 고립된 현상으로 볼 수 없다”며 노동시장 위기 신호에 주목했다. 미국 노동시장은 한동안 ‘저고용·저해고’ 기조를 이어갔으나, 이번 대규모 감원 사태가 해고 국면 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AI 및 자동화 기술의 본격 도입도 재빠른 노동시장 구조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초 링트인 설문조사에서 경영자 60% 이상이 “초급직 업무 상당수가 AI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직사이트 '인디드'의 코리 스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운송·소매 등 비기술 업종에서 추가 해고가 이어진다면 고용지표에 심각한 경계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이번 감원 사태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고용지형 변화의 2차 충격”이라고 분석하며, AI 전환·시장 불확실성이 고용불안에 새로운 구조적 도전을 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AI·자동화·무역환경 등 복합적 변수에 따른 미국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추가 감원과 경제지표 변동이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질지, 투자자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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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ai#구조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