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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기 우승 감동”…박현경, E1채리티오픈 역전→상금 전액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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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기 우승 감동”…박현경, E1채리티오픈 역전→상금 전액 기부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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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동안 이어진 미소와 집중 끝에, 박현경은 고요한 페럼클럽의 마지막 퍼트 앞에서 조용한 결단을 내리는 듯 보였다. 수많은 이목이 모인 그 순간, 박현경의 눈빛에는 책임감과 깊은 감동이 녹아든 채였다.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퍼트가 홀컵에 떨어지고, 담담히 손을 들어 올릴 때 현장은 뜨거운 공기로 가득했고, 팬들의 박수 소리엔 진심이 담겨 있었다.

 

박현경은 25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에서 막을 내린 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이날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를 기록하며 2위 이채은을 한 타 차로 따돌렸다. 전날까지 1타 뒤져있던 그는, 마지막 날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노보기 플레이로 극적인 역전을 완성했다. 이 승리는 2023시즌에 3승을 거두며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박현경에게, 2024시즌의 귀중한 첫 우승이자 개인 통산 8번째 정상이 됐다.

“노보기 우승 감동”…박현경, E1채리티오픈 역전→상금 전액 기부 / 연합뉴스
“노보기 우승 감동”…박현경, E1채리티오픈 역전→상금 전액 기부 / 연합뉴스

무엇보다 이날 박현경은 우승 상금 1억8천만원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결정을 밝혔다. 애초 13%만 기부할 계획이었으나, 우승의 감동과 채리티 오픈의 취지에 부응해 뜻깊은 전액 기부를 결단했다. 박현경은 “채리티 오픈의 정신에 따라, 상금 모두를 좋은 일에 쓰고 싶다. 어려운 분들을 생각할 때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뜻깊은 결심은 현장을 지켜보던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고, 팬들은 박현경의 스포츠맨십에 뜨거운 지지를 보냈다.

 

통계와 기록 면에서도 특별한 우승이었다. 박현경은 이번 대회에서 버디 14개와 이글 1개를 쓸어담으며, 단 한 번도 보기를 범하지 않았다. KLPGA 역대 12번째 노보기 우승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 것이다. 박현경은 “프로 생활에서 보기 없이 우승하는 것은 큰 의미다. 그만큼 쉽지 않은 흐름이고, 날씨와 코스 변화도 많았지만 오랜 시간 기억될 값진 승리”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박현경은 시즌 초 다소 부침을 겪었으나, 연속 5개 대회 톱10 진입에 이어 일본 JLPGA 메이저 대회에서 공동 8위까지 오르며 꾸준한 상승세를 입증 중이다. 특히 퍼팅 스트로크 변화와 역그립 도입으로 경기력에 혁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그는 “연습과 변화의 결실”이라며 이번 우승을 더욱 특별하게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최사 E1 역시 박현경의 기부 취지에 공감하며 추가 기부금을 약정, 대회의 의미를 확장했다. 관중들과 팬들은 각각 자신만의 방식으로 박현경의 결단과 성장을 응원했다. 이로써 박현경은 2024시즌 대상 경쟁과 상금왕 레이스의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고, 남은 경기에서도 연속 톱10 도전과 더 큰 기록 경신 가능성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언제나처럼, 그린 위에 남겨진 발자국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박현경은 오늘도 조용히 목표를 향해 걸음을 내딛는다. 모든 이야기는 채리티와 승부, 그리고 성장의 의미에서 이어진다. 이번 대회 여운은 어쩌면 남은 시즌 내내 골프팬들의 마음에서 쉬이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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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e1채리티오픈#kl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