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영화 남궁민·전여빈 맞닿은 운명”…처음의 끝, 깊어진 울림→두 번째 기적 예고
어딘가 쓸쓸한 영화관 한켠에서 마주한 남궁민과 전여빈의 시선은 조심스럽게 서로를 읽어내려 했다. SBS 금토드라마 ‘우리영화’ 첫 회는 영화감독 이제하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이다음이 처음으로 스치는 그 순간, 누구에게나 닿을 법한 삶의 진실과 사랑의 온기를 펼치며 시청자 마음을 천천히 적셨다.
이제하는 지난날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데뷔작의 영광을 맛봤지만, 자신의 성취가 과연 스스로의 것이었는지, 혹여나 가족의 그늘일 뿐이었는지를 끝없이 되짚으며 고독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명성 뒤에 남겨진 상처와 회의감은 그를 벗어나지 못할 거대한 그림자로 만들었다. 그때 ‘하얀 사랑’의 리메이크 제안이 찾아왔고, 그 작품의 초고에 남겨진 어머니의 흔적까지 알게 된 순간, 이제하는 가족의 역사를 넘어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각색에 몰두하는 과정에서 이제하는 현실의 절규와 희망이 공존하는 여자주인공의 캐릭터에 깊이를 더하고자 진짜 자문을 구하게 된다. 뜻밖의 인연처럼 의료자문 김민석을 통해 만난 이다음은 첫눈에 밝고 유쾌했지만, 그 내부에는 이미 스스로의 이별을 차분히 받아들이며 준비하는 슬픔과 용기가 섞여 있었다. 장례식장과 캠코더, 그리고 마지막을 상상하는 이다음의 모습은 화면 너머로까지 진한 여운을 퍼뜨렸다.
두 사람은 이미 영화관, 편의점, 상영관 등 여러 가지 낯선 공간에서 어설픈 스침을 반복해왔고, 결국 마주 앉은 자리에서 이다음은 자신이 시한부임을 서슴없이 밝혔다. 현실의 무게와 담담한 태도 사이, 엔딩을 시작이자 새로운 첫 장으로 만든 이 작별의 순간이 오히려 또 다른 설렘과 기적으로 다가왔다.
첫 회에서 남궁민과 전여빈은 눈빛과 목소리,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캐릭터의 복잡한 감정을 빈틈없이 채워냈다. 화면을 채운 미묘한 화면비와 공간의 온기, 그리고 두 배우가 녹인 일상의 디테일은 시청자로 해금 자신의 인생 또한 한 편의 영화임을 깨닫게 했다.
모든 등장인물의 교차점, 끝을 알면서도 시작하는 용기에 숨어 있는 여운이 ‘우리영화’의 엔딩 크레딧과 함께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 누구의 후회, 누구의 바람도 이 서사 안에서 새롭게 자라날 것을 예감하게 했다.
한층 깊어진 감정선과 서사적 미장센이 돋보인 ‘우리영화’는 새로운 인생 멜로의 기준을 세우며 시청자들에게 오래 남을 거울을 내밀었다. 오늘 밤 다시 한 번, 우리가 놓치고 싶지 않은 인생의 순간들을 품을 수 있는 2회는 6월 14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