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허위 이력 논란’ 뒤 고인으로”…출판계, 검증 책임 어디까지→파문 깊어져
한 권의 육아서를 통해 대중의 신뢰를 얻었던 김민지 작가의 이름이, 허위 이력 논란과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 속에서 서점가와 출판계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자녀교육서 『현명한 부모는 적당한 거리를 둔다』로 널리 알려진 김민지 씨는 최근 미국 명문대 박사 출신이라는 본인의 경력과 저명 교수 추천사를 내세워 활동했으나, 학력과 추천사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진실이 드러난 뒤 불과 며칠 만에 부고가 전해지면서 출판계는 깊은 충격에 빠졌다.
10일 밤, 김 씨의 사망 소식을 담은 모바일 부고장이 돌기 시작했고, 서울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도 빈소가 마련된 사실이 확인됐다. 상주는 김 씨의 배우자로 알려졌다. 김민지 씨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활동을 모두 중단한 뒤였으며, 오해와 논란의 시선이 작품과 삶에 동시에 닥친 상황이었다.

허위 경력으로 홍보되었던 추천사와 학력은 이후 하버드대학교 및 UCLA 측 확인 절차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졌으며, 이로 인해 SNS 계정 폐쇄와 상담실 철수 등 빠른 대응이 이어졌다. 파문이 커지자 도서를 출간한 길벗출판사는 공식 사과문과 함께 해당 도서의 판매 중단, 회수 조치를 밝히며 검증 책임의 부족을 인정했다. 출판사는 그간 김 씨의 공공기관 강의 이력 등 외부적 신뢰 요소에 의존해 검증을 소홀히 한 점을 강조했다.
이후 출판계 곳곳에서 저자 정보 검증 방식과 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엄격한 검증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자와 시장 모두가 저자 신뢰도에 기댈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 다시 한 번 조명받고 있다. 이에 따라 도서를 비롯한 출판·교육 산업 전반에서 저자 이력 관리와 검증 절차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편, 김민지 씨의 삶과 죽음은 작품 뒤에 있는 개인, 그리고 사회적 신뢰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출판 생태계 전체에 불편한 화두를 남긴다. 검증 과정의 현실과 책임, 그리고 저자와 독자 사이의 신뢰란 무엇인지 다시 묻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