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디어, 4조 대 투자 유치로 가상화폐 시장 흔들다”…트럼프 일가, 비트코인·ETF 확장 행보→정치·경제 파장
미국 네바다 주의 열기 어린 사막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밀어붙이려는 야심 찬 움직임이 강물처럼 번져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가족 중심 미디어 기업인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이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섬에 따라, 미국 금융계의 전통적 풍경마저 흔들리고 있으며, 세간의 관심은 이 거대한 자금의 향방에 쏠려 있다.
금융 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는 26일, TMTG가 약 4조1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 조달을 위해 주식 20억달러, 전환사채 10억달러 발행을 동시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루스 소셜의 모기업인 TMTG의 시가총액은 60억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투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모이자, TMTG는 애초의 계획을 뛰어넘는 규모로 목표를 높였다.

자금 모집 계획은 이르면 이번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상화폐 행사에서 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의 연단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참모였던 데이비드 색스 등이 설 예정이어서, 정치와 금융·기술이 교차하는 공간에 묵직한 존재감을 더한다.
TMTG의 새 자금은 비트코인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이어질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비트코인 직접투자와 더불어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대한 포부도 품고 있다. 이와 같은 행보는 한때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선택했던 공격적 암호화폐 매입 전략의 궤적을 닮았다. 트럼프 일가는 이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을 설립해 밈 코인,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사업에 깊숙이 발을 들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이름을 건 밈 코인 ‘트럼프 코인’의 보유자들을 위한 비공개 모임을 가지며, 정치적 상징 속에 투자 이슈를 덧입혔다.
이 같은 불꽃 튀는 확장세에 대해 금융시장과 정치권의 여론은 엇갈린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가 디지털 자산 기업을 운영하며 정치적 영향력까지 겹쳐지자, 시장 일각에서는 이해충돌 및 투명성 문제를 두고 고조되는 논의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트럼프 일가는 지난 대선 이후 막대한 지분을 아들에게 신탁한 바 있어, 향후 미국 정계와 자본 시장의 연결 통로로서 TMTG의 위상이 어떻게 재편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내부에서도 전통 금융산업과 신흥 가상자산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교차된다. 국제사회 역시 미국 발 암호화폐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투자자와 정책 당국 역시 TMTG의 파격적인 행보가 글로벌 증시와 디지털 금융 규제 환경에 장기적 파장을 남길지 주시하는 분위기가 흐른다.
라스베이거스의 뜨거운 공기 속에서, 트럼프 미디어의 거침없는 투자 유치는 전통과 혁신, 정치와 자본이 얽힌 국제 금융 무대의 새로운 서막을 예고하는 장대한 포문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관측이 곳곳에서 속삭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