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품에서 감동”…독립유공자 후손들 귀화 소회, 국가 책임·공동체 가치 강조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귀환을 계기로 국가 공동체 책임과 뿌리의식을 펼쳐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27일 광산구 고려인마을에서 진행된 특별귀화자 초청 행사에서는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직접 국적을 되찾은 소회와 감동을 전했고, 정부 부처와 지역사회가 새로운 공동체 형성을 다짐했다.
이날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주최한 ‘기억과 나눔의 자리’에는 오랜 이역만리에서 살아온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6월 보훈의 달을 맞아 진행된 이 행사에는 특별귀화 과정을 거친 고려인, 중앙아시아·러시아 출신 이민자들이 강한 소속감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최병직 선생의 손녀인 최순애 씨는 2005년 중국 국적으로 입국한 뒤, 2016년 특별귀화 전까지 10년 넘게 불법체류자로 불안정한 삶을 이어왔다고 전했다. 그는 “불법체류자로 있으면서 여러 고생이 많았는데 할아버지 덕분에 귀화했다”며 “할아버지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가며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최병직 선생은 1919년 대한의군부에 가입해 항일통신원으로 활약했으며, 군사 활동 중 체포돼 옥고를 치른 끝에 마지막까지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이날 행사에는 러시아 등지에서 오랜 기간 독립운동에 참여한 박노순 선생의 외손녀 박림바 씨와 고손자 우가이예고르 군도 참석했다. 2022년 특별귀화를 통해 조국에 정착한 박 씨는 “먼 나라에서 긴 세월 살았지만, 마음은 늘 한국과 함께였다”며 “이제는 여러분과 같은 국민, 같은 이웃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초청 대상자들은 행사 후 홍범도 장군 흉상 헌화, 순국선열추념문 낭독 등으로 선열의 정신을 되새겼다.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는 독립운동가 후손의 귀환이 단순한 국적 회복을 넘어 새로운 공동체의 시작임을 환기시킨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 관계자는 “지역사회와 함께 독립운동가 후손의 귀환과 정착을 축하하는 자리”라며 “귀화자, 이민자, 시민 등이 어우러져 공동체 문화를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국가 보훈 강화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 정부는 향후 귀화자와 이민자에 대한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공동체 통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