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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파워 빛났다”…최정 연타석 홈런→고효준·전준우 베테랑 존재감
스포츠

“노장 파워 빛났다”…최정 연타석 홈런→고효준·전준우 베테랑 존재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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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조차 멈추지 못한 노장들의 열정이 KBO리그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과 부산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베테랑 선수들의 투혼을 지켜보며 시즌 명장면의 일부가 됐다. 비록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진리가 다시금 입증된 하루였다.

 

27일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맞대결에서 두산의 고효준이 7회 등판해 문성주를 내야 땅볼로 잡으며 동점 상황을 지켜낸 뒤, 팀의 역전과 함께 귀중한 구원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고효준은 42세 5개월 19일이라는 나이에 KBO리그 역대 두 번째 최고령 승리 투수로 등극했다. 두산팀 내에서도 박철순이 보유했던 최고령 승리 기록을 갈아치우는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시즌 내내 30경기에 나서 1승 1패 6홀드, 평균 자책점 6.60을 기록하며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최정 연타석 홈런 신기록”…고효준·전준우, 폭염 속 ‘노장 파워’ 입증 / 연합뉴스
“최정 연타석 홈런 신기록”…고효준·전준우, 폭염 속 ‘노장 파워’ 입증 / 연합뉴스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가 4타수 4안타 2타점 맹타로 롯데의 5연승을 이끌었다. 특히 8회 2사 2,3루에서 터진 투아웃 타점 2루타는 팀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꿨다. 1986년생 전준우는 올 시즌 타율 0.293, 홈런 7개, 61타점으로 안정적인 타격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9년 연속 100안타 돌파, 득점권 타율 0.345라는 기록은 위기에서의 집중력을 입증한다.

 

화제의 중심에는 SSG 랜더스 최정도 있었다.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연이어 두 방의 홈런포를 터뜨리며 본인 통산 29번째 연타석 홈런이자 KBO리그 최다 연타석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정은 이 부문에서 이승엽 전 감독과의 공동 1위 기록(28회)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올 시즌 타율은 0.203으로 아쉬움이 남으나, 홈런 13개, 36타점, 단일팀에서 20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등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기고 있다. 주말 한화 2연전에서도 8타수 4안타로 반등세를 타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반면, 일부 베테랑들에게는 고전의 순간도 찾아왔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시즌 타율 0.324로 팀 중심 타선의 무게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롯데와의 주말 2연전에서 9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팀의 6연패를 막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역시 kt wiz전에서 9경기 연속 안타와 시즌 9호 홈런을 달성했으나, 9회 뼈아픈 4실점으로 역전패를 지켜봐야 했다.

 

현재 KIA, 삼성, SSG가 나란히 공동 5위에 오르며 치열한 순위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시즌 후반 들어 베테랑들의 활약이 각 팀의 운명을 결정짓는 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록이 더해진 경험과 남다른 집중력으로, 이들의 한 방이 가을야구 진출 판도를 뒤흔들지 이목이 쏠린다.

 

경기가 끝나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선수들의 땀과 표정은 어느 때보다 묵직했다. 힘겨운 계절의 한복판에서, 연륜과 열정이 어우러진 드라마가 잠시 머물렀다. 프로야구 베테랑들의 뜨거운 기록과 서사는 2025년 여름 내내 팬들의 기억 속에 살아 숨 쉴 것으로 보인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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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고효준#전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