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결승 투런포”…채은성, LG전 연장 승부→한화 선두 추격
1위와 2위, 두 팀의 자존심을 건 승부는 마지막 한 순간까지 팽팽한 긴장 속에 이어졌다. 잠실야구장 구름 아래, 한화 이글스 채은성의 결정적인 한 방이 밤하늘을 가르던 11회. 채은성은 침착한 표정으로 투수 박명근의 직구를 힘껏 받아쳤고, 단숨에 역전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덕아웃에서 터져 나온 환호는 한없이 뜨거웠고, 팬들은 채은성의 이름을 연호했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6-5, 한화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한화는 경기 초반부터 기선 제압을 펼쳤다. 1회초,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선두타자 홈런을 날리며 선취점을 올렸고, 3회 하주석의 적시타와 문현빈, 노시환의 안타가 이어져 4-0으로 앞섰다. 경기의 흐름은 일찌감치 한화 쪽으로 기울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LG 트윈스도 만만치 않았다. 4회 김현수가 폰세의 공을 받아쳐 홈런을 터뜨렸고, 6회 이영빈이 솔로포를 보태며 점수차를 좁히기 시작했다. 7회에는 박해민의 2타점 적시타로 장기전의 균형을 4-4로 맞추는 데 성공했다.
연장 11회, 절체절명의 순간 고요한 긴장감이 경기장을 감돌았다. 1사 1루 기회에서 채은성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박명근을 상대로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공은 곧바로 좌측 담장을 넘겼고, 결승 투런 홈런으로 한화에 리드를 선사했다.
LG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11회말 박동원이 추격의 솔로 홈런을 날리고, 이어 송찬의와 오지환이 연속 출루하며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한화 마무리 함창건이 2사 만루 위기 속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지키며 삼진을 잡아내 승리를 확정했다.
경기 후 채은성은 팀의 승리에 대해 "중요한 경기에서 끝까지 집중했던 덕분"이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이날 선발 폰세는 삼진 8개를 추가하며 역대 최소경기 100탈삼진 타이 기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플로리얼의 선두타자 홈런, 하주석의 적시타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이 승부를 이끌었다.
한화는 이번 승리로 시즌 성적 32승 22패를 기록하게 됐고, 1위 LG와의 격차도 2.5경기로 좁혔다. 여름이 깊어질수록 치열해지는 선두 경쟁 속에, 한화의 투지는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야구장 저 너머로 붉은 유니폼과 함성이 메아리로 남았다. 승리를 두 손에 쥔 채은성의 담담한 미소, 그리고 이글스 선수단의 뜨거운 여름은 잠실의 밤을 오래도록 밝히고 있었다. 2025 KBO리그의 진짜 여름이, 이제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