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미, 관세협상 막판 대립”…김용범 정책실장, APEC 앞두고 협상 난항 시사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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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을 둘러싸고 한미 양국 간 의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워싱턴DC 방미 일정을 마치고 “핵심 쟁점에서 팽팽한 입장차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 역시 “굉장히 중요한 순간”임을 언급하며, 정치권과 통상 실무라인이 모두 한미관세협상 막바지 진통을 공식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24일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부 진전은 있었다. 다만 핵심 쟁점에서는 양국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APEC 코 앞이고 날은 저물고 있다”며, “정상회의 계기 타결 기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협상이라는 것이 막판에 급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 협상 내용을 두고 김 실장은 “많은 부분에서 이견을 해소했지만, 마지막 최중요 사안 한두 개를 두고 대립 중”이라며 “대형 협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도 설명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실무협의가 아직 일부 진행 중이다. 김 실장 말처럼 몇 가지 쟁점이 남아 있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 밝혔다. 김 장관 역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당국 간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번 방미를 끝으로 마무리되면서, 향후 협상은 정상 외교 등 고위급 채널에서 해결 실마리를 모색해갈 전망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임박하며 외교적 셈법이 복잡해진 상황이다. 협상 핵심 쟁점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정상회담 일정까지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만큼 최종 합의 가능성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용범 실장이 협상 난항을 직접 시사했다는 점,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조정, 교정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신중론은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최종 담판 가능성을 열어두는 동시에 합의까지 난항이 불가피함을 방증한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정가와 통상전문가들은 “양국 정상 모두 내년 주요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어, 막판 정치적 통 큰 결단 없으면 합의문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 양국이 막바지 협상력을 집중하며, 대통령 외교를 통한 극적 극복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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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한미관세협상#ap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