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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0.44% 하락·보관금액 2조 감소”…뉴욕증시·서학개미 동반 불안 조짐
경제

“나스닥 0.44% 하락·보관금액 2조 감소”…뉴욕증시·서학개미 동반 불안 조짐

조민석 기자
입력

6월의 저녁, 미국 뉴욕증시가 장초반부터 하락의 서막을 알렸다. 전반적으로 움츠러든 투자심리가 대형주와 기술주에 혼조세를 가져오며, 주요 지수 역시 나란히 내림세를 그렸다. 원·달러 환율도 강세를 보였고, 이는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한층 키웠다. 17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8.3원 오른 1,367.3원을 기록하며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하는 하루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6,008.96포인트를 기록해 전일 대비 24.15포인트, 0.40% 하락세를 보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9,615.32포인트로 0.44% 내려앉았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0.34% 밀리며 42,368.92포인트에 머물렀다. 나스닥100과 러셀2000 등 주요 지수들마저 하락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변동성 지수 VIX는 19.89포인트로 4.08% 급등해, 시장 긴장의 실체를 드러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이날 분위기를 반영했다. 6월 13일 한국예탁결제원 통계 기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주식은 테슬라였다. 테슬라의 보관금액은 30조 1,262억 원으로 직전 집계일보다 6,408억 원 늘기도 했으나, 17일 테슬라 주식은 1.24% 하락해 325.05달러에 안착했다. 국내 환산가로는 44만4,441원이었다. 테슬라 주가 상승에 연동된 ‘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도 2.4% 내리면서 테슬라 관련 투자심리 위축을 여실히 드러냈다.

 

상반된 움직임을 보인 종목은 엔비디아였다. 장초반 소폭 상승해 144.74달러, 국내가로 19만7,903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보관금액은 17조 175억 원으로 직전 대비 3,959억 원 감소해 차익 실현 매수세가 일어났음이 드러났다. 인공지능 열풍 한가운데 자리한 엔비디아마저 관망 흐름을 타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팔란티어 테크는 6조 2,883억 원 규모로 보관금액 상위권에 올랐으나, 주가는 140.19달러로 0.86% 하락했다. 최근 상승세를 타던 팔란티어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며 매물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대표 기술주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각각 0.6%, 0.56% 떨어졌다. 애플의 국내 환산가는 26만9,659원, 마이크로소프트는 65만1,450원이었다. 보관금액은 각각 5조 4,928억 원, 4조 4,584억 원이나 직전보다 소폭 감소해, 기술주 전반에 조정 국면이 스며듦을 보여준다.

 

ETF 영역에서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가 1.29% 하락했고, 반도체에 집중 투자하는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만이 0.11% 미미한 상승을 기록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반도체 대장주가 이들 ETF에 힘을 나누는 형국이다.

 

이날 미국 증시 상위 50개 종목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보관금액 총액은 125조 6,946억 원이었다. 하루 만에 2,038억 원 감소해, 차익 실현과 단기 조정 국면의 신호를 던진다. 다른 한편으론,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보관금액이 177억 원 늘었지만, 2.11%의 주가 하락 속 단기 매물 출회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아이온큐 등 일부 종목은 하락폭이 더욱 컸다.

 

알파벳A, 브로드컴, 아마존닷컴, 메타 플랫폼 등 ‘빅테크’ 역시 대부분 소폭 하락 또는 강보합에 그치며, 조심스러운 투자심리가 시장 전반을 감싸안았다.

 

이날 증시 풍경은 미국 내부의 경기 둔화 우려, 기술주 전반의 약세, 높아진 환율 등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로 읽힌다. 특히, 테슬라, 팔란티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국내 투자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줄줄이 고꾸라진 점은, 서학개미의 투자전략에도 크고 작은 변화를 예고한다.

 

시장에 드리운 이 불안한 공기는 투자자들의 신중함을 유도한다. 앞으로도 경기지표, 환율 변동, 기술주 실적 발표와 연동된 투자 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커졌다. 다음 미국 FOMC 회의와 주요 테크 기업 실적 발표 일정이, 거대한 기대와 절제 사이에서 금융시장의 새로운 서사로 다가오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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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테슬라#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