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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로 체질 개선 나선 제약사들…대원제약, 하반기 AA로 투자 매력 부각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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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회, 지배구조를 아우르는 ESG 경영이 제약·바이오 산업의 주요 평가 잣대로 자리 잡고 있다. 의약품 품목과 파이프라인만으로는 기업 가치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인식 속에,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ESG 정보를 사실상 필수 투자지표로 요구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중견 제약사의 ESG 등급 상향이 자본시장 접근성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원제약은 서스틴베스트가 발표한 2025년 하반기 ESG 평가에서 ESG 베스트 100대 기업에 선정돼 중견 제약사 가운데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고 18일 밝혔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5000억 원 이상 2조 원 미만 구간 기업 중 우수 기업으로 인정되면서, 하반기 베스트 기업 목록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점수는 91.96점으로 집계됐고, 등급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AA를 유지했다. 평가 대상 1299개 기업 가운데 전체 169위, 제약·생명공학·생명과학 섹터 100개사 중에서는 16위에 올랐다.  

서스틴베스트는 2006년 국내 최초로 상장사 ESG 평가 체계를 도입한 이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약 1300개 상장·비상장 기업을 평가하고 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세 영역에서 기업별 관리 수준을 세분화해 분석하며, 결과는 국내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의 투자 판단 기준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등급체계는 AA부터 E까지 7단계로 구성돼 있고, 산업별 특성과 지표 중요도, 재무성과 연계성 등을 함께 반영해 최종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번 평가에서 대원제약은 생산 공정 관리, 인적 자원 관리, 주주의 권리와 이사회 구성·활동 등 제약사 핵심 지표에서 섹터 평균을 웃도는 상 등급을 받았다. 제조 공정의 환경 부하를 줄이고 품질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온 점, 인력 교육과 안전 보건 등 인적 자원 관리 체계를 고도화한 점, 이사회 운영과 주주 권리 보호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활동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제약 업종 특성상 환경 규제와 품질 기준이 엄격한 만큼, ESG 평가에서 생산 공정과 리스크 관리 수준이 특히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제약사와 바이오텍을 중심으로 ESG 공시와 등급 관리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는 탄소배출 감축 목표, 임상시험 윤리 기준, 공급망 관리 수준 등이 조달 비용과 파트너십 체결 조건에 직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연기금과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ESG 점수가 일정 수준 미달인 종목 편입을 제한하거나, 반대로 우수 등급 기업에 대한 비중 확대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원제약의 AA 등급 유지와 베스트 100 편입이 향후 기관 비중 확대 논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대원제약은 이번 평가를 계기로 ESG 경영을 중장기 성장전략의 축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전반의 환경·안전 관리, 인재 육성과 다양성 제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꾸준히 기울여온 노력이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ESG 경영을 핵심 가치로 삼아 투명하고 책임 있는 기업 운영을 통해 주주와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ESG 등급이 연구개발 역량과 함께 핵심 경쟁지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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