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ETF·현금펀드, 디지털로 재편”…블랙록, 자산 토큰화 확대에 금융시장 판도 변화 예고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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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15일, 미국(USA) 뉴욕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전통 금융상품의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전통·디지털 금융시장의 경계 허물기를 가속화하며 글로벌 투자 환경 전반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토큰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산운용 산업의 장기 구조 재편과 시장 접근성 확대라는 과제 속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블랙록 CEO 래리 핑크(Larry Fink)는 “토큰화는 ETF와 현금펀드 등 기존 금융 자산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며 “수십년간 금융시장 구조를 다시 쓸 근본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약 13조5천억 달러 규모 자산을 운용 중이며, 이 중 암호화폐 연계 자산도 1천40억 달러에 이른다. 블랙록이 추진하는 자산 토큰화는 ETF·현금성 펀드, 채권, 부동산 등 전통 상품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토큰 형태로 전환해, 더 많은 투자자들에게 거래 문턱을 낮추고 시장 유동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블랙록, 전통 자산 토큰화 본격화…CEO “ETF·현금펀드 디지털 전환은 수십년 변화 될 것”
블랙록, 전통 자산 토큰화 본격화…CEO “ETF·현금펀드 디지털 전환은 수십년 변화 될 것”

이번 행보는 기술 실험 단계가 아니라, 2024년 3월 이미 28억 달러 규모의 토큰화 현금시장펀드 ‘BUIDL(블랙록 USD 인스티튜셔널 디지털 유동성 펀드)’을 출시하고 실질적 운용에 나선 데에서도 확인된다. 이 펀드는 디지털 증권 기반으로 즉각 결제와 분할소유를 가능케 해, 금융거래 인프라 혁신 모델로 부상했다.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는 “월가 전통 자산과 블록체인 혁신의 접점에서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랙록은 블록체인 커스터디(자산 보관), 거래 인프라, 규제 준수 등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며 토큰화 증권 도입의 대형화를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핑크 CEO는 “자산 분할과 거래 효율 극대화, 신규 투자자 유입 등에서 토큰화의 잠재력은 막대하다”고 밝혔다. 업계는 글로벌 토큰화 시장이 2025년 약 2조 달러에서 2030년 13조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신중론도 고개를 든다. 토큰화가 기술혁신임에는 이견이 없으나, 투자상품으로서의 안정성은 규제 명확성과 수탁 구조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은퇴자산 등 장기 안정형 투자에선 거래상대 위험·규제 불확실성이 변수로 지적된다. 한편 긍정론자들은 토큰화를 통해 소액투자자의 부동산·펀드 투자 문턱이 낮아지면서 자본시장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블랙록의 전략은 전통 자산과 디지털 금융의 경계 해체를 상징하며, 블록체인 기술이 실질적 금융 인프라로 자리잡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자산운용업계 판도, 투자 생태계 확대, 금융시장의 구조 변동 등 다양한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의 단기적 쏠림이나 내재가치 부재에 대한 우려 역시 상존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토큰화 시장의 성패가 규제와 투자심리, 기술적 인프라 숙성에 달렸다고 평가한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관계와 금융 질서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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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토큰화#블록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