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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존자다”…조성현, 생존자의 눈물로 네 개 비극 재소환→사회 구조의 균열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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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존자다”…조성현, 생존자의 눈물로 네 개 비극 재소환→사회 구조의 균열을 묻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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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생존의 이름이 다시 불린다. 현실의 상처 위로 말을 잃었던 생존자들은, 조성현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나는 생존자다’에서 세상을 향해 잊힐 수 없는 목소리를 낸다. 시린 고백과 단단한 용기가 맞물린 그들의 시간 위로, 네 개의 비극과 사회 구조의 균열이 고스란히 드리워진다.

 

‘나는 생존자다’는 대한민국 사회를 충격에 몰아넣었던 네 가지 참혹한 사건을 배경으로, 언론조차 담지 못한 생존자 목소리를 가까이 담아냈다. 오랜 침묵 끝에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은 지독하게 힘겨웠던 자신만의 지옥을 증언하며, 반복되는 비극에 경종을 울린다. 이미 ‘나는 신이다’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조성현 PD가 다시 연출을 맡아, 이번에는 피해자라 불렸던 이들을 ‘생존자’로 호명하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가닿는 또 하나의 대화의 장을 연다.

“생존자의 목소리로 다시 경종”…조성현, ‘나는 생존자다’ 통해 네 사건 진실 추적→사회 문제 직격
“생존자의 목소리로 다시 경종”…조성현, ‘나는 생존자다’ 통해 네 사건 진실 추적→사회 문제 직격

이번 시리즈는 단순한 과거 조명이 아니다. JMS(기독교복음선교회) 교주 정명석 사건의 그림자, 미행과 수사 방해를 견뎌낸 신도들의 삶부터, 부산 형제복지원의 국가 폭력, 부유층을 겨냥한 지존파 연쇄살인, 그리고 삼풍백화점 붕괴의 참상을 직접 겪은 이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조성현은 네 개의 사건을 8편의 에피소드로 구성해, 상흔을 안고 사는 실존의 목소리와 우리 사회 시스템의 균열, 그리고 용서를 넘은 생존의 의미를 함께 묻는다.

 

눈길을 끄는 건, 단순한 피해 서술을 넘어 진실을 직접 쫓는 생존자 ‘메이플’의 면면이다. 메이플은 거대한 사이비 집단과 맞서며 생존의 위대함을 보여줬고, 조성현은 새로운 이름, ‘생존자’로서 이들을 다시 세상에 불러냈다. 다큐멘터리는 살아남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조용히 일깨운다. 비극의 현장 너머에서, 공권력과 사회 시스템이 어떻게 반복적 비극을 외면했는지 생생하게 고발한다.

 

네 사건 모두에 남은 오래된 상처와 진실의 파편, 그리고 사회를 움직이는 근본적 물음이 이번 시리즈 곳곳에 흐른다. 단단하지만 여전히 취약한 생존자들의 고백은, 거대한 권력과 구조적 문제에 짓눌린 한국 사회 모두의 아픔과 직면한다. 조성현은 이번 시리즈가 사이비 종교와 사이비 사회, 두 겹의 현실을 정면으로 비추길 바란다고 밝히며, ‘살아남는 것의 의미’, ‘생존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질문을 조심스레 남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생존자다’는 생존자 증언을 통해 현재의 경계와 사회 구조의 심층을 파고드는 문제작으로, 내달 15일 전 세계에서 동시 공개될 예정이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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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현#나는생존자다#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