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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2억 기적 서사”…박스오피스 1위→관객 모은 힘의 비밀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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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시작된 영화 '얼굴'이 스크린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청각과 촉각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임영규의 서사는 어두운 극장 안에서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관객들은 연상호 감독의 담담한 시선으로 내러티브를 따라가며, 40년간 감춰진 진실의 결을 부드럽게 만졌다.
‘얼굴’은 앞이 보이지 않지만 전각 장인으로 우뚝 선 임영규의 삶, 그리고 그의 아들 임동환이 고요한 고통 속에서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연상호 감독이 자신의 만화 원작을 영화로 옮기며, 미니멀한 제작비 속에서도 치밀한 연출과 절제된 감정선을 살렸다. 그 결과, 짧지 않은 103분의 러닝타임 내내 진중하게 쌓여가는 감정과 긴장은 관객의 가슴을 묵직하게 한다.

예측을 뛰어넘는 흥행의 변곡점도 주목할 만하다. 2억 원의 적은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얼굴'은 6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누적 관객 63만 명, 누적 매출 65억 원을 돌파했다. 이 거대한 성취의 배경에는 탄탄한 서사, 세밀하게 조율된 인물 간 감정이 응축돼 있다. 쿠키 영상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된 영화는 입소문이 더해지며 관객들의 선택을 이끌었다.
한편, 같은 날 박스오피스 2위는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차지했고, 3위에는 '모노노케 히메'가 자리했다. '얼굴'이 보여준 작은 시작의 힘, 그리고 긴 호흡으로 완성된 감정의 파동이 계속 관객들을 위로하고 있다. 영화 ‘얼굴’은 15세 이상 관람가로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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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연상호#임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