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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의 전설 귀환”…몰리나, 세인트루이스 홈 팬 환호→임시 코치 첫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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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의 전설 귀환”…몰리나, 세인트루이스 홈 팬 환호→임시 코치 첫 지도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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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스타디움의 함성 한가운데, 몰리나가 오랜만에 친정팀 유니폼을 입고 돌아섰다. 아날로그 장갑을 낀 두 손에 담긴 세월처럼, 홈 관중의 반가운 시선과 선수단의 환영 인사가 묵직하게 전해졌다. 선발 라인업을 손에 들고 그라운드를 누비던 그의 모습은 수많은 추억이 응축된 한 장면처럼 팬들의 가슴에 오래 남았다.

 

몰리나는 9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 컵스 홈 경기에 임시 포수 코치로 나서며 부시스타디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의 요청으로 진행된 복귀였다. 몰리나는 경기 전 공식 라인업 교환을 담당했고, 불펜 포수는 물론 현역 후배들에게 세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포수 코치로 복귀”…몰리나, 세인트루이스 홈경기 임시 지도 / 연합뉴스
“포수 코치로 복귀”…몰리나, 세인트루이스 홈경기 임시 지도 / 연합뉴스

몰리나의 복귀 배경에는 쉼 없는 야구 인생이 있다. 2004년 입단 이후 2022년까지 세인트루이스에서만 19시즌을 보내며 9번의 골드글러브와 10번의 올스타 출전을 일궈냈다. 포수 프레이밍, 볼 배합, 수비에서 보여준 탁월한 기량은 그를 ‘최고의 포수’로 공고히 자리매김시켰다.

 

은퇴 이후 몰리나는 푸에르토리코 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이번 임시 코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몇 차례 더 팬들 앞에 설 예정이다. MLB닷컴 등 현지 매체 역시 “몰리나가 조만간 다시 코치로 나서길 바란다”며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가족에 대한 애틋함도 드러났다. 몰리나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본격적으로 코칭 스태프로 복귀하고 싶다”고 전했다. 세인트루이스 시절 깊은 인연을 맺었던 오승환, 김광현 등 한국 선수들과의 기억도 여전히 그의 야구에 남아 있다. 오승환은 최근 은퇴 소감에서 “몰리나와 함께한 시간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오랜 시간 그라운드에서 빚어진 몰리나만의 온기가, 부시스타디움을 찾은 팬들과 어린 선수들에게 조용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야구는 때로 인연을 불러오고, 커다란 박수로 답한다. 몰리나는 앞으로도 세인트루이스의 전설로 남을 예정이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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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나#세인트루이스#포수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