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 급등”…나스닥, 중동 완화·유가 하락 속 빅테크 랠리→투자심리 회복
불안과 기대, 그 사이를 오가는 시장의 숨결이 6월 16일 미국 뉴욕증시에 온기를 드리웠다. 중동 지역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유가 하락이 가져온 인플레이션 부담의 해소가 그 배경이었다. 아침 해가 막 떠오른 뉴욕의 금융가는 다시 한번 위험을 무릅쓰는 자본의 춤사위로 빛나기 시작했다.
이날 나스닥종합지수는 1.49% 오르며 19,695.23포인트까지 치솟았다. 메타의 2% 이상 상승, 테슬라의 1.49% 오름세, 그리고 엔비디아가 1.67% 강세를 기록하는 등 미국 증시를 이끄는 메가캡 기술주들의 합창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S&P500 지수 또한 1.18% 상승해 6,047.63포인트를 기록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489.92포인트 올라 그 흐름을 이어갔다. 위험선호 심리를 대변하는 러셀2000과 나스닥100 역시 각각 1.48%, 1.47%의 상승률로 발 맞췄다. 한편 CBOE 변동성지수(VIX)는 10% 넘게 내리며 18.72를 기록, 시장의 불안감을 누그러뜨렸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616/1750084213696_638318051.webp)
투자심리의 회복은 중동 긴장 완화 조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에도 불구하고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주요국의 중재 의지 덕에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을 달구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조심스러운 발언도 투자자들에게 나름의 안도감을 선사했다.
경제의 또 다른 바람, 유가의 하락도 증시 랠리에 거름이 됐다. 서부텍사스산원유 7월물은 배럴당 72.32달러에 거래되며 0.90% 하락,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를 비추었다. 에너지를 뺀 대부분 업종이 오르는 가운데, 금융·산업·기술·통신 서비스 업종이 1% 넘게 상승했다.
종목별로 봐도 희망의 색채는 더욱 뚜렷했다. 테슬라가 330.16달러, 엔비디아가 144.34달러, 팔란티어가 3.57% 급등했으며,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도 뚜렷한 오름세를 기록했다. 팔란티어와 같은 인공지능 기반 방산업체는 중동 갈등의 장기화 시 수혜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다.
서학개미들의 자금 이동도 변화의 파노라마를 그렸다. 테슬라에 대한 보관금액이 소폭 감소했으나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닷컴 등에는 순유입이 늘었다. 특히 아마존닷컴의 보관금액이 826억 원 증가하며 눈길을 끌었다. ETF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큰 레버리지형 상품에 대한 관심 또한 이어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가 4.23% 치솟는 등 레버리지 종목들의 움직임이 도드라졌다.
주요 이벤트와 실적 재료를 바탕으로 한 종목별 급등도 시장의 다채로움을 더했다. 아마존과의 독점 파트너십 체결 소식이 전해지자 로쿠는 9.47% 급등했고, 파이퍼샌들러의 목표가 상향 조정에 힘입어 AMD도 6% 넘게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 승인으로 신일본제철과 합병이 결정된 US스틸 역시 5% 이상 올랐다.
유럽증시 역시 같은 흐름을 이어받았다. 유로스톡스50, 독일 DAX, 프랑스 CAC40, 영국 FTSE100 모두 오름세를 보이며 글로벌 자본시장이 긍정의 진폭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렸다.
환율 흐름도 투자 심리에 더욱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6월 16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0.6원 하락한 1,357.9원을 기록하며, 외국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다만, 서학개미 보관금액의 집계 날짜(6월 12일)와 현재 시점 사이에는 시차가 남아 있어 단기적 해석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금융시장의 봄기운은 지정학 리스크의 완화와 함께 다시금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글로벌 정세, 통화정책, 그리고 미국 기술주의 실적 발표 등이 어우러지며 시장을 다시금 흔들 수 있다. 변화와 흐름의 경계선에서, 시장은 또 한 번의 물결을 준비하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 그리고 정책당국 모두가 신중함과 대담함 사이에서 각자의 지혜를 모을 시간이다.
앞으로 예정된 글로벌 주요 지표와 반도체·기술주 실적 발표, 연준의 정책 메시지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지금 세계는 금융의 심연에서부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