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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금 해제 경위 밝히겠다”…이재유 전 출입국본부장, 특검 소환 파장 확산
정치

“출금 해제 경위 밝히겠다”…이재유 전 출입국본부장, 특검 소환 파장 확산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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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출국’ 의혹을 둘러싸고 검사와 전직 고위 관료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이재유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8월 11일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출국금지 해제 과정 전반과 외압 의혹이 다시 정국의 뇌관으로 급부상했다.

 

이재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9시 48분 서울 서초동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범인도피 등 혐의 피의자로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을 역임하며 출국금지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 전 본부장은 “모든 것은 조사에서 밝히겠다”며, 취재진 질문에 말을 아낀 채 곧장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종섭 전 장관 사건의 핵심은 지난해 12월 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국금지를 의뢰하고 법무부가 이틀 뒤 이를 단행했다는 데 있다. 그러나 2024년 3월 4일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된 후, 법무부는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 이 전 장관 요청에 따르며 3월 8일 출금 조치를 해제했다. 이 전 장관은 해제 이틀 만인 3월 10일 호주 주재 대사로 출국했으나, 여론이 악화하자 11일 만에 돌아와 결국 3월 25일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이재유 전 본부장은 “출금 여부를 언론 보도 이후에야 인식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출금 심의에 들어가서 비로소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언론에 나왔다”고 답하며, “(출국금지) 심의서에 직업 표기는 식별이 쉽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대통령실이나 외교부와 연락을 주고받았느냐는 추궁에도 “그건 아니다. 다 몰랐다”고 선을 그었다.

 

특검팀은 이 전 본부장을 상대로 공수처가 명확히 반대한 상황에서 출국금지가 해제된 배경, 외압 여부, 대통령실·외교부에 사실이 전달됐는지 여부까지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특검은 법무부 박성재 전 장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이노공 전 차관 등 관계자들을 압수수색하는 등 전방위 수사로 확대하고 있다.

 

한편 이날 조구래 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했다. 그는 이종섭 전 장관이 호주대사로 임명될 당시 외교부 기조실장으로, 인사와 예산 등 실무 전반을 총괄했다. 조 전 실장은 외교부의 대사 인사검증, 출국금지 인식 시점, 대통령실과 외교부 간 교신까지 모두 특검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정민영 특검보는 “대사 임명 관련 청와대와 외교부 사이에 오고 간 연락과 지시 사항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은 특검의 전방위적 강제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는 출국금지 해제의 적법성, 외압 개입 여부 등을 놓고 본격적인 공방에 뛰어들 태세다. 일각에서는 “정권 핵심부와 외교·행정 라인 전반에 대한 사정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날 특검은 피의자 신문과 압수수색 결과까지 정밀 분석할 방침이다. 국회와 정치권도 후속 증인 채택 등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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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유#이종섭#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