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학올림피아드서 전원 수상”…한국 대표단 금1·은3 쾌거
국제화학올림피아드에서 한국대표단이 전원이 메달을 획득하며 화학 분야 기초과학 경쟁력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16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57회 국제화학올림피아드에서 김효종(서울과학고3) 학생이 금메달, 심유찬(서울과학고3), 이예준(대구과학고3), 최예준(서울과학고3) 학생이 은메달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92개국 354명의 학생이 참가해 한국이 1992년 첫 출전한 이래 역대 최대 참가국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치러졌다. 학업 성취뿐만 아니라 이론·실험 평가를 아우르는 구성으로, 참가 학생들의 종합적 과학 탐구 역량을 다각도로 검증했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의 이론 시험은 5시간에 걸쳐 물리화학, 분석화학, 유기화학, 무기화학 총 4개 분야, 9개 문제가 출제됐다. 출제 범위는 화학열역학, 촉매 기반 이산화탄소 전환, 질량 분석에 의한 원유 내 불순물 정량 등 첨단 연구 동향을 아우르며, 최근 각광받는 광촉매 및 유기촉매 메커니즘, 금속 유기 구조체(MOF)의 이성질체 구분 등 실전 연구와 직결된 심화 과목까지 확장됐다. 특히 태양광 에너지와 연계한 담수화 반응, 라파마이신 생합성과 효소 메커니즘 등 응용적 소재가 다수 도입됐다.

실험 시험 역시 ▲철 쉬프 염기 착화합물 합성과 분광분석(무기화학) ▲아미노산 혼합용액의 성분 정성·정량(유기·분석 화학 융합) ▲TLC 크로마토그래피 기반 유기반응 해석 등 실제 대학 실험실에서 다루는 연구 프로토콜을 반영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반응 추진 원리, 분석 장비 운용, 데이터 해석까지 복합적 과학적 리터러시를 요구받았다.
글로벌 스템(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에서 기초과학 실력은 미래 산업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간주된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요국이 일찌감치 국가 차원의 올림피아드 장학생 육성 시스템을 고도화해온 반면, 한국은 지속적 투자와 학교 현장 연계로 최근 10년간 메달권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한편 국제화학올림피아드는 매년 출제 난이도와 실험 혁신 항목을 증대하는 추세다. 각국 교육과정과 실험 인프라 격차가 결과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회 준비 과정 자체가 국가 기초과학 시스템의 미세한 경쟁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현장에서는 “일상 연구와 연계하는 융합형 문제, 실제 신약 합성·에너지 변환 소재 출제 등 산업현장 직결형 과제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향후 수학, 물리, 생물 등 다른 국제과학올림피아드에서도 한국대표단이 연이어 선전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업계와 학계는 차세대 인재들이 글로벌 과학 프런티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저변 확대와 정책적 후속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성과가 실제 국제 과학 기술 시장에 긍정적 신호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