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영 울분에 잠긴 순간”…메리 킬즈 피플, 죄책감이 휘감은 삶→파장이 남긴 진실
차가운 명찰 뒤에 숨겨진 울분과 단호함이 오랜만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일렁이게 했다. ‘메리 킬즈 피플’ 속 이보영은 누구도 두 번 대입할 수 없는 깊은 결의와, 죄책감에 흠뻑 젖은 흔들림으로 또 다른 이중적 삶의 문을 열었다. 의사 우소정으로 분한 이보영은 죽음의 경계에 선 사람들에게 망설임 없는 위로를 건네면서, 동시에 스스로의 내면과 처절하게 대면했다.
우소정은 뇌종양 환자를 앞에 두고 조력 사망이라는 방점을 찍었다. 환자들의 극심한 고통을 위해 자신의 신념을 택했고, 상담의 순간마다 “진짜 본인이 원하는 걸 해봐요, 진심으로”라며 삶의 선택권을 환자에게 돌려줬다. 단연, 세밀한 기준을 주도면밀하게 검토하던 의사의 눈빛에는 치료와 고통, 그리고 책임에 대한 고민이 응축돼 있었다.

결국 방송 말미에 드러난 그녀의 죄책감은, 환자를 위해서라 믿었던 자신의 행위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우소정은 고해 성사에서 치료의 본질을 되묻고, “저는 환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이제 믿음을 떠날 것이다”라는 선언으로 신념의 경계를 넘었다. 동업자인 최대현과는 가끔 농담을 건네며 인간적인 결을 더했고, 조카 재연 앞에서는 평범하지만 무게 있는 이모로 일상의 날것을 보여주었다.
이보영의 13년 만의 안방 복귀작답게, 그녀는 희미한 불빛 속에서 의사의 무게와 지독한 울분을 덧칠했다. ‘메리 킬즈 피플’은 단순히 환자의 고통 경감만을 그리지 않는다. 우소정의 선명한 신념, 깨어 있는 불안, 그리고 인생에 남은 결의가 매 순간을 진하게 물들이며, 시청자들에게 끝없는 질문을 돌려준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메리 킬즈 피플’은 첫 회부터 강렬한 메시지와 입체적 서사로 시청자들의 깊은 여운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