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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의 고장 산청에서 쉬다”…동의보감촌과 지리산 풍경이 주는 힐링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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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의 고장 산청에서 쉬다”…동의보감촌과 지리산 풍경이 주는 힐링의 의미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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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곳을 찾는 여행자가 많다. 치열한 일상 속 쉼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산청은 숨은 힐링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예전에는 한방 유적이나 산사 여행이 어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지금은 남녀노소 모두의 여름 일상이 되고 있다.

 

산청군을 찾은 여행자들은 가장 먼저 지리산 자락의 푸르름에 시선을 빼앗긴다. 특히 동의보감촌은 조선 최고의 의학서인 '동의보감'의 정신을 유쾌하게 담아낸 테마파크다. 엑스포주제관부터 한의학박물관, 약초원까지 두루 둘러보며 직접 배움을 체험할 수 있다. “약초 내음이 가득한 한방테마공원을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라는 후기가 많다.

출처=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창섭
출처=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창섭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전통문화 체험 관광지의 여행객 비중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연령대 역시 20~30대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 점이 눈에 띄는데, 젊은 여행자들도 한옥 마을, 사찰 탐방, 한방 체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의보감촌과 더불어 산청의 전형적인 고요함은 남사예담촌에서 이어진다. 고택 돌담길을 따라 걷노라면 “옛 선비의 기품이 자연스럽게 밴 곳”이라는 방문객의 목소리가 많다. 한적한 풍경이 오히려 일상에서 놓쳐온 감정을 더 크게 일깨워 주는 것 같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힐링 관광 또는 ‘정서적 리셋 여행’이라 부른다. 여행 칼럼니스트 김현주 씨는 “산청처럼 자연과 전통문화가 살아 있는 곳에서는 단순한 경치 구경을 넘어, 스스로를 ‘돌아보고 비워내는 시간’이 된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SNS에는 “수선사 연꽃 필 무렵이면 매년 그곳이 생각난다”, “황매산 억새밭에서 맞는 가을 바람,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는 감상들이 올라온다. 피라미드를 닮은 구형왕릉, 기암절벽 위 정취암에서 바라보는 산청 8경, 생초국제조각공원에서의 산책 등 ‘힐링’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사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찾으러, 언젠가 다시 발길을 옮기게 되는 곳. 산청은 단지 여행지가 아니라, 몸과 마음의 긴장을 천천히 내려놓는 쉼표와도 같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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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동의보감촌#지리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