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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군 수뇌급 폭살 충격”…이스라엘·모사드, 중동 군사긴장 극대화→전면전 불씨는 어디로
국제

“이란 군 수뇌급 폭살 충격”…이스라엘·모사드, 중동 군사긴장 극대화→전면전 불씨는 어디로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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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여명이 깃든 중동의 하늘 아래, 테헤란 깊은 곳에서 한 회의가 조용히 시작됐다. 누구도 상상치 못했던 순간, 정적 위에 유령처럼 날아든 자폭 드론이 공기를 갈랐다. 20명의 이란 군 수뇌부 자리는 붉은 재로 변했고, 이 장면은 중동의 오랜 불안 위에 새로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이란 군 수뇌부를 모처로 유인해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고, 이 사건은 국제사회 전체를 흔드는 파동의 진원지가 됐다.

 

사건의 배경에는 심화되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핵 충돌 우려가 자리하고 있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 사찰 불이행을 조직적 기만으로 규정하면서, 이란은 농축 우라늄 수준을 60%까지 끌어올렸고 이는 핵무기 제조 문턱에 다다른 상태였다. 이에 이스라엘은 더 이상 시간을 미룰 이유가 없었다. 미국은 작전 자체를 묵인했으나, 첨단 무기나 직접적 군사 투입은 삼가며 개입의 한계를 드러냈다. 전면적 충돌을 경계하는 미국의 신중함과, 독자 행동으로 방향을 돌린 이스라엘 사이에서 국제사회의 긴장감도 최고조로 치솟았다.

장지향, “이란 군 수뇌부 20명, 모사드가 회의에 유인해 폭살”…“전면전 가능성 낮아” /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장지향, “이란 군 수뇌부 20명, 모사드가 회의에 유인해 폭살”…“전면전 가능성 낮아” /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모사드의 치밀한 첩보전과 깊은 침투력은 이란 군 최고 지도자들의 회의장을 순식간에 붕괴시켰다. 이란 정규군 참모총장, 혁명수비대 대장 등 20명에 달하는 수뇌부가 사망한 이 사건은 중동의 권력 균형을 흔들었다. 보복의 이름 아래 이란은 드론 100여 기와 수백발 미사일 공습으로 맞섰으나, 이스라엘의 방어망은 민간 피해를 막긴 역부족이었다. 가스전, 무기 제조시설 등 생명선의 위협에 이스라엘 역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이 지적했듯, 이란이 전면전을 선택하기엔 현실이 버겁다. 오랜 국제 제재로 공군력이 크게 약화된 이란은, 그동안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대리세력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이 조직마저 최근 연쇄적 타격에 무너졌다. 내부적으로는 모사드의 뿌리 깊은 침투에 대한 공포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에 대한 젊은 세대와 중산층의 냉소가 교차한다. 즉각적인 군사 대응보다는 조건부 협상을 엿보는 신호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역시, 이란이 수차례 위협에도 불구하고 실제 집행한 적은 없다. 이번에도 국제 공공선을 넘는 행보를 꺼릴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는다. 예민하게 긴장 수준이 오름에도, 전면충돌로 비화하기 어려운 그림자가 중동을 감싸고 있다.

 

결국 이 모든 퍼즐의 향방은 이스라엘의 후속 결정에 달려 있다. 추가적인 공격이 이어질 경우, 이란 역시 맞불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텅 빈 회의실의 잿빛은 또 다른 전략과 외교, 정보전의 서막임을 중동의 바람이 예감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깊은 숨을 고르며, 불안한 평화의 끝자락을 응시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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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모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