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핑이 멈췄다”…로봇청소기 늘어도 소비자 고민 따라와
요즘 집마다 한 대쯤은 꼭 놓여 있는 로봇청소기, ‘손 안 대도 먼지가 사라진다’는 기대만큼이나 고장 걱정도 커지고 있다. 청소기를 구매했다가 뜻밖의 하자나 오작동, 환불 문제를 겪은 이들이 꾸준히 늘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집계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 6월까지 로봇청소기 피해구제 신청은 274건에 달한다. 2022년에는 37건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55건, 지난해는 105건, 올해 상반기만 이미 77건이 넘어섰다. 특히 올해 들어 신고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로 급증했다.

피해 유형을 뜯어보면 센서, 카메라, 브러시, 바퀴 등 주요 부품에서 고장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중복 사례를 포함해 센서 기능 불량이 전체 하자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대부분 맵핑 오류, 장애물 못 알아보기, 자체 충전 거점으로 복귀 불가 등 일상 사용과 직결되는 문제들이다. 작동 아예 멈춤, 물통 누수, 먼지통 자동 비움 실패 등도 줄을 이었다.
그러나 문제 발생 시 환급이나 무상 수리 등 적절한 보상을 받은 경우는 56.5%에 그쳤다. “멀쩡할 땐 편했지만, 정작 고장을 겪으니 응답도 시원찮고 복잡할 뿐이었다”는 불만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커뮤니티에서도 “맵핑 실패로 집에서 방황하다가 벽에 박히는 장면이 은근 스트레스”, “한 번 고장 나니 결국 수동 청소기로 복귀했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사용 전 ‘우리 집 구조와 문턱, 바닥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작은 장애물을 미리 치우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로봇청소기의 센서는 예민하고, 예상 못 한 장애물엔 쉽게 혼란을 겪기 때문. 집집마다 최적 모델이 다르므로 구매 단계부터 꼼꼼한 비교가 필수라는 얘기도 덧붙인다.
이제 로봇청소기는 단순한 편의 기기를 넘어, 관리와 선택에도 사용자의 정성이 필요한 존재다. 작은 자동화의 시대, 주의 깊은 손길이 새로운 일상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