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에서 시작하는 849km 숲길”…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 출발점 주목
충남 태안군이 우리나라 산티아고 순례길의 시작점으로 부상하며, 지역과 숲길 관광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산림청이 주관하는 전국 순례길 조성 사업은 안면도에서 경북 울진까지 총연장 849㎞ 규모로, 21개 시군구가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 중 태안군은 전체 55개 구간 중 1~4구간, 총 53㎞를 담당해 지난해 9월 정식 개통했다.
태안 구간은 1구간(꽃지백사장항 12㎞), 2구간(백사장항~몽산포항 15㎞), 3구간(몽산포항~태안읍 행정복지센터 13㎞), 4구간(태안읍 행정복지센터~서산 팔봉산 주차장 13㎞)으로 구성됐다. 주요 코스는 꽃지해수욕장에서 시작해 자연 생태와 문화유산을 잇는 경로로, 방포항 모감주나무 군락지(천연기념물) 등 생태자원과 염전, 별주부전의 발상지, 백화산 경승지 등 다양한 볼거리가 포함됐다.

1구간은 태안해안국립공원의 해변길을 따라 걷는 경로로, 자연 풍광과 역사 명소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2구간은 ‘대하랑꽃게랑’ 다리, 솔모랫길, 별주부센터 등 체험 요소가 풍부하다. 3구간과 4구간에는 진산리 갯벌체험장, 경이정, 목애정, 동학농민혁명기념관, 태을암, 백화산, 흥주사 등이 자리한다.
군은 올해 말까지 순례길 태안 구간을 시범 운영 중이다. 꽃지와 별주부센터에 안내소 2곳을 설치하고, 별주부센터·흥주사 인근·어은리에 대피소 3곳도 마련해 탐방객 안전을 강화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하루 15㎞ 내외의 여정을 통해 우리나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할 순례길의 첫 출발지로서 지역 자원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며, 숲길관리청으로서의 역할과 현장 점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집중형 관광 인프라 구축으로 각종 탐방객 유치가 기대되는 가운데, 향후 전국 단위 활성화와 연계 프로그램 확대 등도 과제로 지적된다. 한국형 순례길의 본격 개장에 따른 지역 경제·관광 파급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태안군은 도보 여행자 대상 지원 체계와 안전 관리 고도화에도 힘쓸 것임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