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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확보”…유한나, 신유빈과 초신성 복식→전지희 빈자리 메웠다
스포츠

“동메달 확보”…유한나, 신유빈과 초신성 복식→전지희 빈자리 메웠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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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에 닿는 메달의 무게는 아직 피부에 와 닿지 않았지만, 환호로 가득 찬 루사일 체육관과 함께 움켜쥔 라켓은 이미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유한나는 익숙하지 않은 무대에서 낯선 파트너 신유빈과 조율하며, 다시 한 번 한국 여자탁구에 황금빛 기대를 불러왔다. 새로운 복식조의 탄생을 팬들은 숨죽여 지켜봤다.

 

2025 국제탁구연맹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여자복식 8강전이 22일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포츠아레나에서 펼쳐졌다. 이번 경기에서 유한나와 신유빈 조는 일본의 오도 사쓰키-요코이 사쿠라 조를 3-1(11-5 9-11 11-7 11-6)로 꺾으며 4강에 올랐다. 이 승리로 한국 여자복식은 2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귀중한 메달을 품에 안았다.

“동메달 확보”…유한나, 신유빈과 초신성 복식→전지희 빈자리 메웠다 / 연합뉴스
“동메달 확보”…유한나, 신유빈과 초신성 복식→전지희 빈자리 메웠다 / 연합뉴스

이번 대회는 전지희 은퇴 이후 재편된 한국 여자복식조의 첫 시험대라는 의미를 가졌다. 신유빈의 새로운 파트너로 선발된 유한나는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포핸드와 민첩한 발놀림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두 선수는 짧은 호흡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합을 보여줬고, 관중들은 새 조합의 에너지를 즉각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두 번째 세트를 내준 뒤, 빠르게 흐름을 다시 가져온 점이 인상적이었다. 세계랭킹 1위 일본 조를 상대로 흔들림 없는 플레이와 집중, 그리고 결정적 순간의 득점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유한나와 신유빈은 결성된 지 얼마 안 된 신생조임에도 국제무대에서 첫 성과를 거두는 저력을 입증했다.

 

경기 종료 후 유한나는 “내가 공격적으로 받아쳐야 우리가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적극적인 플레이를 했다”며 “준비를 착실히 해 온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희 언니의 빈자리를 잘 메워 다행이다. 아직 메달 실감은 없지만 마지막까지 도전해 더 높은 곳에 오르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관중석에선 새로운 복식조의 탄생을 기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팬들은 “전지희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여자탁구의 새로운 시작”이라며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다. 루사일 아레나에는 유한나와 신유빈을 향한 진심 어린 박수가 오래도록 머물렀다.

 

한국 여자탁구는 이번 결과로 다시 한 번 국제무대의 이목을 받게 됐다. 이미 김나영과의 조합으로 국내외 우승을 체험했던 유한나는 신유빈과 함께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자신감을 얻고 있다. 다음 경기 준결승을 앞두고 대표팀의 밝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파도에 흔들려도, 결국 다짐은 조용히 마음에서 피어난다. 마지막까지 집중하겠다던 유한나의 눈빛에는 의심할 수 없는 결의가 담겼다. 이들의 이야기는 2025년 5월 23일 도하의 밤, 한국 여자탁구가 남긴 또 하나의 기록으로 남는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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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나#신유빈#전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