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어게인 세력으로부터 당 지켜야’…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 사퇴하며 혁신 후보 지지”
계엄과 탄핵 책임론을 둘러싼 전당대회 갈등이 다시 부상했다. 국민의힘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8월 12일 ‘윤어게인’ 세력에 대한 강한 비판과 함께 혁신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원장직 사퇴 의사를 동시에 표하며 친윤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당내 계파 갈등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윤희숙 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엄과 탄핵에 이르게 된 근원은 호가호위 친윤(친윤석열) 세력과 그들에 빌붙어 자리 하나 구걸하던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이 정권을 망하게 했고, 이제 마지막 남은 당까지 말아먹으려 한다”며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최근 8월 5∼6일 여의도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윤 원장은 “비상계엄과 관련한 국민의힘의 반성과 사과가 충분했다고 보는 국민은 23%에 불과했다. 70대 이상에서도 26%에 그쳤다”며 “이게 현재의 민심이고 국민 눈높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원장은 당 지도부를 겨냥해 “혁신위의 사죄안, 전한길씨 출당 및 그를 당에 들인 의원들에 대한 책임론을 무시한 지도부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계엄으로 죽은 사람이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입당시키겠다’며 민심에 반하는 선동과 난동으로 당권을 잡으려는 윤어게인 후보들”이라고 압박했다. 이는 김문수·장동혁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반면 안철수·조경태 등 인적 쇄신을 내세운 혁신파 후보들에 대해 “이들로부터 당을 지켜내야 한다. 혁신 후보들을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밝힘으로써 명확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윤 원장은 “경선 중립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 여연원장 직은 지금 내려놓겠다”며 거취 역시 공식화했다. 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지 한 달만의 행보다. 앞서 윤 전 원장은 ▲ ‘비상계엄·탄핵 등에 대한 대국민 사죄문’ 당헌·당규 수록 ▲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 및 송언석 원내대표의 거취 결단 등 혁신안을 제시하며 지도부와 충돌을 빚어왔다.
이날 윤희숙 원장의 사퇴와 혁신 후보 지지 선언에 정치권은 긴장감을 보였다. 친윤계 인사들은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며 유감을 표한 반면, 혁신파 측은 ‘당 쇄신 신호탄’이라 평가하는 등 양 진영의 공방이 지속됐다.
국민의힘 내 전당대회 향배와 계파 구도가 한층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정치권은 윤 전 원장의 강경 메시지가 민심과 당내 변화 움직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혁신위 권고와 계엄 책임론을 두고 앞으로도 치열한 당내 공론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