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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텍 멀티골 쇼”…대전, 광주와 극적 무승부→2위 굳건한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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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텍 멀티골 쇼”…대전, 광주와 극적 무승부→2위 굳건한 발걸음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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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전 고요한 그라운드에 남은 것은 각 선수들의 깊은 눈빛과 무거운 책임감이었다. 선두 추격이 걸린 순간, 더위의 막바지에 이들은 평범함을 거부했다. 대전하나시티즌과 광주FC는 치열한 공격 액션과 실수, 환호가 교차한 경기 속에서 관중들에게 휴일 저녁의 열기를 고스란히 선물했다.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1 2025 20라운드 맞대결에서 대전하나시티즌이 광주FC와 2-2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승점을 나눠 가졌다. 광주는 아사니와 헤이스를 활용한 빠른 전환으로 경기 주도권을 쥐었으나, 전반 대전은 공격의 실마리를 쉽게 찾지 못했다.

“구텍 멀티골 폭발”…대전, 광주와 치열한 2-2 접전→2위 수성
“구텍 멀티골 폭발”…대전, 광주와 치열한 2-2 접전→2위 수성

후반 시작과 함께 대전은 새로운 변화를 선택하며 에르난데스를 조기에 투입했다. 그 결정이 경기의 흐름을 흔들기 시작했다. 후반 10분, 광주는 헤이스의 역동적인 드리블과 패스, 아사니의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대전은 밥신, 에르난데스, 구텍으로 이어지는 정교한 패스 플레이가 빛났다. 후반 23분 구텍이 시즌 3번째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어 26분 박인혁이 광주에 다시 리드를 안기는 쐐기 골을 넣었다. 그럼에도 대전의 반격은 멈추지 않았다.

 

33분, 에르난데스의 날카로운 침투와 광주 골키퍼 노희동의 실책이 맞물린 틈을 구텍이 놓치지 않았다. 오른발 멀티골로 시즌 4호 골까지 쌓으며 대전의 결기와 희망을 되살렸다. 에르난데스 역시 이적 후 두 번째 경기에서 멀티 어시스트로 자신만의 색을 새겼다.

 

경기 종료 직후, 구텍은 “아쉽지만 팀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전했고, 에르난데스는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도 뜨거운 박수와 벅찬 함성으로 선수들의 투쟁에 화답했다. SNS에는 “끝까지 힘을 내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는 격려, “심장이 쫄깃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이번 무승부로 승점 34,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아직 4경기 연속 무승의 고비를 건너고 있다. 선두 전북 현대와의 격차는 승점 8로 좁히지 못했지만, 팬들은 다시 한번 희망을 품는다. 반면 광주는 승점 28, 6위로 올라섰고, 상위권 진입을 위한 재도전에 불을 지폈다.

 

경기가 끝난 뒤, 벤치를 바라보는 선수들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동시에 다가올 라운드를 향한 결연함이 겹쳐졌다. 기존의 틀을 깨는 반전과 드라마,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가 이어진 이 밤, 대전은 다시 한 번 반등을 꿈꾼다. 에너지로 가득 찼던 K리그의 한 페이지는 오늘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오랜 여운을 남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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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텍#대전하나시티즌#광주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