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성장 늦추는 유전자 결손”…고려대, Axin2 역할 규명에 주목
치아 성장속도가 유독 늦어지는 원인이 특정 유전자 결손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고려대 의대 박해철 융합의학교실 교수와 심지석 치과학교실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이번 성과는 유전자 편집을 통해 치아 발달 지연 및 저광물화(무기질 함량 저하)를 처음으로 정밀 분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치아 발달장애에 대한 병인 규명과 맞춤형 재생치료 전략 수립에 결정적 전기가 될 것으로 해석한다.
연구팀은 열대어 모델동물인 제브라피쉬에 유전자 편집 기술 크리스퍼 카스나인(CRISPR Cas9)을 적용, Axin2 유전자 결손 시 나타나는 생물학적 변화를 관찰했다. Axin2는 세포 및 장기 발달을 조절하는 Wnt(윙트) 신호전달 경로의 주요 인자다. Wnt 신호전달은 세포분화와 조직형성 시점, 성장 속도 등 세포 발달에 필수적인 정보를 전달한다. 분석 결과, Axin2를 결손시킨 제브라피쉬는 성장 자체가 느려지고, 치아가 자라는 시간도 기존 대비 크게 지연됐다. 치아의 경도와 관련된 칼슘·인 등 미네랄 함량이 눈에 띄게 부족해졌고, 관련 유전자의 발현 자체도 둔화됐다. 이는 기존의 치아 형성과정에서 Wnt 신호의 타이밍 및 강도가 치아 조직 완성도의 핵심임을 뜻한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기존 유전성 치아질환의 실제 원인을 유전자-신호경로 단위에서 집중적으로 규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환자 맞춤형 유전자 검사 및 신호경로 조절 치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치의학계에서도 최근 Wnt 신호 기반 유전자치료와 바이오소재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 임상 적용 및 치료제 개발에는 규제당국의 유전자치료 관련 안전성 심사, 의료윤리 문제 등이 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Axin2 등 특정 유전자 조작 정보를 임상 현장에 활용하기 위해선 식약처 및 글로벌 인증기관의 검증, 환자 동의 절차가 핵심이다.
심지석 고려대 의대 교수는 “이번 성과는 유전성 치아질환의 분자생물학적 이해도를 한층 높였다”며 “향후 치아 재생 및 성장지연 예방 치료기술 플랫폼 개발에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성과가 정밀치과의료와 재생치료 시장 확대의 촉진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