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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라가르드, 흔들리는 달러 세계…유로 주도권 쟁취 촉구→지정학 새 국면 예고”
국제

“ECB 라가르드, 흔들리는 달러 세계…유로 주도권 쟁취 촉구→지정학 새 국면 예고”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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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침묵이 짙게 깔린 유럽 금융시장에서, 향후 국제 질서에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달러의 지배력이 예전과 같지 않음을 서사가 섞인 어조로 선언했다. 고요한 흐름 아래 숨겨진, 격동하는 경제의 물결. 그녀는 이 변화의 심연을 집요하게 응시하며, 유로화의 국제적 위상 강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달러는 한때 국제 금융질서의 굳건한 주춧돌이었다. 그러나 라가르드 총재는 국제 무역·금융의 중심축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달러가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58%로 크나, 복잡다단한 국제 질서 속에서 단일한 패권이 영원할 수는 없다는 역사의 교훈을 상기시킨다. 현재 유로화 역시 세계 외환보유액의 20%로 2위를 기록하며, 더 넓은 지평을 모색하고 있다.

ECB 라가르드 “달러 지배력 약화…유로의 글로벌 역할 강화”
ECB 라가르드 “달러 지배력 약화…유로의 글로벌 역할 강화”

라가르드는 신뢰의 이탈이 즉각적으로 달러 대체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이미 금에 대한 수요 증가와 같은 양상으로 표출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유럽은 개방과 다자주의의 공간이 점차 협소해지는 현실에서, 불확실성의 물결에 정면으로 맞서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유럽이 글로벌 경제 무대의 주요 주체로 자리매김하려면 지정학적 신뢰도와 제도적 투명성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단일 시장 안착과 자본시장 통합, 그리고 친환경기술과 방위 산업에 대한 역동적 공동 정책이야말로 유로화의 세계적 영향력 확장에 불을 지필 새 동력임을 설파한다. 더불어, 단일 거부권을 둘러싼 관행이 27개 회원국의 집단적 이익에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아야 함도 언급했다.

 

라가르드는 변화의 국면에서 유럽이 다시 한 번 운명의 키를 쥘 수 있음을, 운율과 진정성으로 강조했다. 무역 질서의 선두에 서고, 친환경·방위 부문에서 전략을 명확히 할 때, 유로화는 진정한 글로벌 통화로 거듭나리라는 기대가 서서히 굳어진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유럽의 도전적 목소리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달러의 시대가 점차 빛을 잃어가면서, 유로화가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의 주연으로 부상할지, 그 서사적 전환점 앞에서 세계는 조용히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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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유럽중앙은행#유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