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속 밀어내기 진풍경”…NC, LG전 미증유 기록→단독 6위로 질주
창원NC파크의 숨죽인 여운 속, 팬들은 믿을 수 없는 드라마를 목격했다. NC 다이노스가 6회말에서 무려 6연속 밀어내기 득점과 7연속 사사구라는 사상 초유의 진풍경을 연출했다. 경기는 어느새 역사 속 한 장면이 되었고, 홈 관중들의 감동은 밤이 깊도록 이어졌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맞대결은 24일 창원에서 펼쳐졌다. 초반엔 LG가 5-3으로 앞서며 경기를 주도했으나, 6회말 위기에서 마운드가 무너졌다. NC는 김형준, 최원준의 연속 안타로 불씨를 지폈고, 박건우의 볼넷에 이어 데이비슨과 이우성이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 5-5 동점을 만들었다. 김휘집, 서호철이 다시 밀어내기를 이어가며 7-5로 경기를 뒤집었다. 투수 교체 이후에도 사사구 행진은 그치지 않았다. 이지강이 등판했지만 김형준이 볼넷, 도태훈이 밀어내기 사구를 추가하며 이닝 하나로 만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KBO리그 사상 처음 6연속 밀어내기, 7연속 사사구 기록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LG의 마운드 불안과 NC의 집중력은 야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데이비슨은 시즌 33호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2볼넷, 2타점, 2득점으로 화려한 활약을 펼쳤다. NC는 6회 대역전에 힘입어 10-5로 LG를 꺾고 3연승으로 단독 6위에 올랐다. 반면 LG는 2연패에 빠지며 1위 경쟁에서 부담감이 커졌다.
한편, 대구에선 삼성 라이온즈가 롯데 자이언츠를 9-4로 누르고 시즌 4위를 굳건히 지켰다. 1회 이재현의 시원한 초구 홈런으로 기선을 잡았고, 4회 김영웅이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르윈 디아즈는 2안타 2타점으로 한 시즌 최다 타점 타이(146타점)를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수 후라도는 6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14승째를 올렸다. 이날 삼성이 3위 SSG와 1.5게임 차를 좁힌 반면, 롯데는 3연패 수렁에 빠지며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이 흐릿해졌다.
서울에선 KIA 타이거즈가 키움 히어로즈에 2-0으로 승리하며 가을야구 불씨를 남겼다. 오선우의 홈런, 한준수의 적시타, 그리고 애덤 올러의 6이닝 13탈삼진 무실점 역투가 힘이 됐다. KIA는 잔여 6경기에서 모두 이기고, 경쟁 팀들의 부진이 더해져야 하는 힘든 여정이 남았다.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는 인천에서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날 기록 잔치의 주인공이 된 NC는 6위 자리를 놓고 남은 경기마다 운명의 승부를 벌인다. LG는 1위 지키기라는 과제를 안고 한화 이글스의 추격과 부담을 더하게 됐다. 삼성은 극적인 동력으로 순위 싸움에 열기를 더했고, KIA는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았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티켓이 사실상 멀어진 상황에 직면했다.
무더웠던 여름 끝자락, 야구장은 때론 예측할 수 없는 드라마의 무대가 된다. 익숙함을 뚫고 나온 기록들이 또 한 시즌의 이정표를 세우는 밤이었다. KBO리그의 대장정은 후반 레이스마다 깊은 숨을 고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