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부산 무대 전격 점령”…지각 논란 넘긴 감독 열정→관객 시선 흔들려
하정우의 따스한 미소가 부산 해운대의 긴 밤을 밝히며, 오랜만에 만난 배우들과의 찰나들이 한순간 관객의 마음을 휘감았다. ‘윗집 사람들’을 소개하는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는 공효진, 김동욱과 함께한 하정우의 깊은 시선과 특유의 농담이 번갈아 오가며 웃음과 진지함이 교차했다. 감독으로, 배우로, 두 개의 자리를 오가는 하정우의 존재감에 관객의 시선이 천천히 모였다.
하지만 오픈토크는 예정 시간보다 15분가량 뒤늦게 시작됐다. 무대에 오르자마자 지각에 대한 언급 없이 본격적으로 작품 이야기로 들어가는 출연진의 모습은 일부 관객들에게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무심코 흘러간 시간이었지만, 무대 위 하정우와 배우들은 내내 솔직한 열정으로 장면 하나하나를 회고했다. 공효진은 하정우의 감독으로서의 집중력을, 김동욱은 자유분방한 모습과 새로운 이미지에 놀라움을 전했다. 하정우 역시 원작의 결을 자신만의 세밀한 시선으로 재해석했다며 연출 뒷이야기를 이어갔다.

무대에 참여하지 못한 이하늬에 대한 그리움도 따뜻하게 전해졌다. 배우들은 또다시 공식 홍보에서 합류할 것을 약속하며, ‘윗집 사람들’의 끈끈한 연대를 암시했다. 서로 다른 커플들의 삶이 우연한 저녁 식사를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이 블랙 코미디는 연기 내공이 쌓인 배우들과 위트있는 연출로 관객의 기대 심리를 높였다.
진정성 있는 열정과 빈틈은 공존했다. 비록 관객 배려에는 아쉬움이 남았으나, 배우진의 열띤 교감과 하정우의 감독 도전은 영화제 현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모였던 수많은 시선과 기대가 과연 '윗집 사람들'의 12월 개봉에 어느 정도의 온기를 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