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환경 직접 챙긴다”…K리그, 피치어시스트팀 신설→전국 구장 친환경 변신
낡은 잔디 곳곳에 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오랜 시간 선수들의 땀이 녹아든 경기장 그라운드는 이제 더 이상 관습을 고집하지 않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선수와 팬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경기장 잔디 관리 혁신에 나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1과 2를 아우르는 전국 27개 경기장 곳곳의 잔디 상태와 인프라를 직접 챙기기 위해 피치어시스트팀을 신설했다. 팀장과 팀원으로 조직된 이 전문팀이 각 구장을 실사하며 예산과 장비, 유지 관리 실태를 진단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실내외 잔디의 생육 상태, 병충해, 배수, 뿌리 길이 등 미세 지표를 분석하고, 경기장별로 차별화된 맞춤 컨설팅이 이어진다.

피치어시스트팀의 손길은 단순한 점검에 그치지 않았다. 일본 도쿄국립경기장,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같은 해외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현지 잔디 관리 방식과 시설, 문화까지 정밀하게 비교했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경기장별 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앞으로 피치어시스트팀은 한국의 기후, 잔디 품종, 시설 특성을 고려한 데이터 기반 표준을 마련하고, 체계적인 관리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각 구장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실무 교육도 점차 강화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시설개선그룹(FDG)에서 장비 기본 사양, 여름철 관리 포인트, 신품종 도입 등 세부 과제를 논의한다. 6명의 관련 전문가가 참여한 FDG는 분기마다 정례 회의를 이어가며, 문화체육관광부, 지방자치단체, 잔디 전문 업체와도 소통의 폭을 넓힌다. 무엇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국내외 잔디 품종 개발과 적용이 빠르게 시도될 전망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잔디 환경 개선을 통한 선수 보호와 경기 수준 향상을 목표로, 친환경 그라운드 조성에 한 단계 더 다가섰다. 잔디 향을 머금은 새벽 공기와 축구장을 밝히는 햇살은 이 변화의 조용한 증거다. K리그는 이제, 기술과 자연이 맞닿은 미래를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