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서울” 문동혁 위로 깊어진 눈빛…박보영 절친이자 전 남친→감정 재점화 궁금증
차가운 저녁바람이 흐르던 거리, 조용히 서 있는 문동혁과 박보영의 모습이 깊은 울림을 전했다. 문동혁은 담담한 표정으로 박보영에게 다가섰고, 오랜 시간 쌓인 우정과 미묘한 감정이 섞인 위로 한마디가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친구라는 관계 아래 감춰진 과거 연인의 그림자, 그리고 아련한 시선이 흐르는 이 장면은 ‘미지의 서울’만의 서정적 풍경을 완성했다.
문동혁은 ‘미지의 서울’ 1, 2회에서 송경구로 등장해 새로운 서사의 문을 열었다. 송경구는 자신의 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박보영에게 “누가 뭐라 하면 그냥 우리 마트 정규직이라고 해, 내가 너 부부점장 시켜준다니까?”라며 특유의 장난스러운 위로를 건넸다. 이에 정은표가 연기한 명갑이 “드디어 둘이 부부 하는겨?”라고 묻자, 송경구는 손사래를 치며 “부부 말고, 부-부점장, 서브 서브!”라고 답해 두 사람의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과 궁금증을 남겼다. 한때 연인이었다가 현재는 절친이 된 두 사람, 겹겹이 쌓인 세월의 이력이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어 자전거 사고로 다쳤다는 소식에 송경구는 공구 상자를 챙겨 곧장 달려왔다. 평소 유쾌한 모습과 달리 차분해진 박보영의 변화에 송경구는 속 깊은 걱정을 드러냈다. “너 그러잖아. 사랑니 뽑고도 실실 웃어서 조커 됐잖아, 너”라며 과거를 회상하는 송경구와, “다쳤는데 웃는 사람이 어디 있냐”며 단호하게 반박하는 박보영. 오랜 친구에서 전 연인으로, 다시 친구로 돌아온 두 인물 사이에서 흐르는 감정의 결은 대사 한 줄에도 묵직하게 드러났다. 문동혁은 누구보다 박보영을 챙기고 배려하는 송경구 특유의 인간미를 독특한 호흡과 연기로 녹여냈다.
문동혁의 송경구는 표면적으로 투덜거리지만, 속근 깊은 정과 소박한 따뜻함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두손리 이웃들과의 익살스런 케미, 오랜 친구로서의 듬직함이 극에 생기를 더한다. ‘악인전’, ‘세기말의 사랑’, ‘킹덤’, ‘스타트업’, 그리고 ‘악마판사’ 등 다채로운 작품에서 쌓아온 캐릭터 소화력은 ‘미지의 서울’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특히 최근 화제작 ‘놀아주는 여자’ 속 능청스럽고 유연한 연기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드라마는 소중한 인연과 현실적인 우정 사이에 자리한 감정의 미세한 결까지 세심하게 포착했다.
익살 뒤에 숨겨진 걱정과 무심한 듯 따뜻하게 건네는 위로, 그리고 전 남친과 절친 사이의 미묘한 간극은 문동혁이 풀어내는 새로운 송경구의 매력으로 거듭났다. 박보영과의 호흡이 깊어질수록 시청자들 역시 두 인물의 변화에 한걸음씩 스며들게 된다.
드라마 ‘미지의 서울’ 속 문동혁의 시선과 박보영의 변화는 지난 세월이 남긴 감정을 조용히 불러올 뿐 아니라, 진정한 우정과 사랑의 경계에서 마주한 두 사람의 내면을 천천히 보여준다. 지나간 인연이 새로운 우정으로 자리할지,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미지의 서울’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 9시 2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