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미 국채 시장 이탈 본격화”…BofA, 신뢰 흔들림 경고→글로벌 변동성 우려 확산
한여름의 아침, 맨해튼의 금융가에서는 이질적인 긴장이 번져가고 있다. 미국 국채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에 미묘한 흔들림이 감지되는 순간,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날카로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2025년 6월, 뉴욕의 공기는 예년보다 더 무거웠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가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3월 말 이후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각국 중앙은행과 공공기관이 예치한 미 국채가 480억 달러, 한화로 약 65조 4천억 원이나 줄었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역환매조건부채권 잔고에서 외국인 보유 금액이 20조 원 이상 이탈하며 외국인 투자자의 미국 자산 이탈 조짐이 뚜렷하게 표면화됐다.

특히나 주목할 대목은, 달러 가치가 급락한 지금 시기에도 주요국 중앙은행의 미 국채 매수세 대신 매도가 두드러지는 역설적인 흐름이다. 올해 들어 달러인덱스는 9% 넘게 하락했지만, 전통적인 달러 자산인 미 국채를 지지하는 손길은 점차 멀어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이런 변화의 표면 뒤에, 각국 중앙은행들이 달러 자산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키려는 깊은 고민이 깔려 있다고 해석한다. 실제로 미 재무부가 최근 시행한 2년물과 20년물 국채 경매에서 외국인 응찰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긴장 위를 더했다.
배경에는 미국 정치와 재정의 불확실성이 겹쳐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다시금 고조되고, 그의 무역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감세 정책, 재정적자 확대 우려 역시 외국인 투자자의 조심스런 발길을 가로막는다. 보수적 포트폴리오로 방향을 튼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점차 미 국채와 달러 자산을 내다팔며, 시장의 온도가 달라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그 불안정에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미국 자산 예외주의를 믿었던 많은 투자자들마저 재점검의 시기를 맞고 있다. 향후 미 국채에 대한 외국인 수요의 방향은 미국 관세 정책, 재정 안정성, 국가신용등급 등 글로벌 경제의 주요 변수들과 얽히면서 한층 복합적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세계 금융 시장에는 한 줄기 서늘한 바람이 스며들며, 새로운 불확실성의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